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2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반도체 분야에서 우려했던 이상 신호가 감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관세청 통관자료와 무역 통계를 기초로 분석해 1일 발표한 2018년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8.3%를 기록했다. 2016년 9월(-2.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감소세다. 산업부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 센터 투자 조정 및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총 1267억1천만달러를 수출해 단일 부품으로는 세계 최초로 수출 1천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수출 기록을 여럿 세웠지만, 월간 증가율을 보면 9월 28.3%, 11월 11.6%로 차츰 떨어져 왔다. 지난해 연간 수출 증가율은 29.4%다.
한편 지난해 수출 총액은 전년보다 5.5% 늘어 사상 처음으로 6천억달러를 넘겨 6054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 규모도 사상 최대인 1조1405억달러다. 무역수지는 704억9천만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다. 한국은 2015∼2016년 수출규모가 줄어들며 무역 ‘1조달러 클럽’에서 이탈했지만, 2017년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1조달러 클럽에 재진입했다. 무역 1조달러 달성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중국 등 10곳뿐이다. 산업부는 “한국이 국토면적 세계 107위, 인구 27위임에도, 수출 세계 6위, 무역 9위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외에 일반기계와 석유화학도 지난해 수출 실적이 좋았다. 각각 지난해 12월7일과 12월31일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일반기계는 주요국의 건설·제조 경기 상승세와 인도 등 신흥시장 수출 증가에 힘입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에 따라 수출 단가가 상승했고, 새로 설치된 석유화학 설비가 가동되며 생산이 확대돼 수출이 늘었다.
반면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자동차부품 등은 수출이 줄었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이끌었던 자동차는 친환경차 판매 호조와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심화와 전략모델 부재로 수출이 부진했다. 지난해 12월20일까지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7.4% 감소한 131억3천만달러였다. 대유럽(EU) 수출액은 79억1천만달러로 8.4% 증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올해는 주요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 등 수출여건이 녹록하지 않지만 신남방시장 개척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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