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신년사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눌 것이며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대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는 대한항공 창립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지난 50년 동안 절대 쉽지 않은 도전과 성취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 길을 함께 걸어주신 수많은 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회사는 임직원에게 보답한다는 자세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자랑스러운 일터,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 사장은 “변화된 대한항공을 바탕으로 우리가 보답해야 할 대상을 고객과 국민, 여러 관계 기관과 협력업체로 함께 확장해 나가겠다”며 “꾸준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사회공헌 활동과 우리 문화 알리기 활동을 통해 국가 브랜드 향상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진 뒤 대한항공은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 여객기와 직원을 동원한 총수 일가의 밀수, 횡령, 배임 논란이 전방위적으로 불거졌다. 최근에는 경영 참여 사모펀드 케이시지아이(KCGI)가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10.81%를 취득하며 조 회장 일가와 일전이 예고돼 있기도 하다.
주목됐던 점은 지난해 상반기 이런 분위기를 주도한 이들은 한진그룹의 임직원들이었단 점이다. 익명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거점으로 모인 직원들은 ‘대한항공 직원연대’란 모임을 만들어 조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불법, 일탈 행위를 세상에 알려내 주목을 받았다. 조 사장의 이날 신년사는 이런 임직원들을 위로하고 다시 신임을 얻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이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때 흔히 ‘손을 빌린다’는 말을 하는데, 회사는 지난 50년간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 준 임직원들의 소중한 손을 빌렸다”며 “그 손이 하나하나 모여 대한항공의 50주년이 빼곡히 채워졌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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