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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탈원전 탓 미세먼지 악화? ‘주범’ 노후 석탄화력도 줄이는 중

등록 2019-01-15 18:30수정 2019-01-16 10:41

“줄여야 할 것은 원전 아닌 석탄화력”?
탈원전-석탄화력 감축 동시 목표
노후 석탄화력은 2022년 문 닫아
신규 석탄화력은 미세먼지양 급감

“탈원전 하되 에너지 믹스 필요”?
정부 정책도 기존 원전 다 쓰되
새로 짓지 않고 에너지전환 방침
원전 제로 시점 2082년에야 가능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찬반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여당 중진인 송영길 의원이 신규 원전(신한울 3·4호기)을 건설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야당과 원자력업계가 기다렸다는 듯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온 석탄발전을 먼저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신규 원전과 미세먼지 사이엔 상관관계가 있을까? 과연 탈원전 때문에 석탄발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원자력은 줄고 석탄은 늘었다?…모두 단계적 축소 중

“먼저 줄여야 할 것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과 상관없는 원자력이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소입니다.”

송 의원이 15일 페이스북에 쓴 글 중 한 대목이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 모두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목표다. 2017년 말 확정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전체 전원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9.3%가 2022년까지 유지되다가 2026년 15.5%, 2030년 11.7%로 축소된다. 동시에 석탄 비중은 2017년 31.6%에서 2022년 29.5%로, 2026년 26.1%로, 2030년 23%로 줄어든다. 탈원전으로 석탄발전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욱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온 30년 이상 오래 쓴 노후 석탄화력은 2022년에 모두 문을 닫는다. 2016년 7월 정부는 노후 석탄화력 폐지 시점을 2025년으로 잡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앞당겼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석탄화력 용량 늘어도 미세먼지는 감소세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대신 신규 석탄화력 7기(7.3GW)가 2022년까지 들어서는 점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체 석탄화력 설비 용량은 2017년 36.9GW에서 2030년 39.9GW로 되레 늘어난다. 그러나 내뿜는 미세먼지가 줄어들 공산도 크다. 신규 석탄화력(영흥 3~6호기, 2017년 기준)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1㎿h당 0.045㎏으로, 1990년 이전 건설된 노후 석탄화력 배출량(0.208㎏)에 견줘 눈에 띄게 적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석탄화력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 배출량은 조금씩 줄어들어왔다. 지난 5년 각 석탄화력에 설치된 굴뚝원격감시시스템(TMS) 측정자료를 보면,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가 운영하는 석탄화력들이 내뿜은 초미세먼지는 2013년 3만5292톤에서 2017년 2만6658톤으로 줄었다. 노후 석탄화력 축소와 친환경 설비 강화 등이 추진된 결과로 풀이된다.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거북이’ 탈원전 속도…‘원전 제로’ 한국 2083년

“탈원전으로 나아가되 장기간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합니다.”

송 의원은 이렇게도 주장했지만 정부 정책 역시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원전은 설계수명(40~60년)까지 다 쓰되, 신규 원전을 짓지 않는다는 것을 에너지전환의 대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원전 23기(22.5GW)가 20년 뒤인 2038년 14기(16.4GW)로 줄어들고, 2083년은 되어야 0기가 된다.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준공 예정 시점은 2022~23년이고 두 원전의 설계수명은 60년에 이르기 때문이다. 독일이 ‘원전 제로’ 시점을 2022년, 대만이 2025년으로 설정한 것에 견줘 ‘거북이 탈원전’ 수준이다.

지금도 설비 과잉…누구 위한 신규 원전?

“화력발전소를 조기 퇴출시키고 오래된 원자력발전을 정지시켜 신한울 3·4호기를 스와프(교환)하여 건설”하자는 송 의원의 주장은 자칫,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현대건설·삼성물산 등 소수 원전업계의 ‘건설’ 수익을 늘리는 데만 기여할 것이라는 지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발전 설비는 지금도 ‘과잉’ 상태다. 14일 전력수요 ‘피크’(절정기) 시점의 공급예비율은 20.2%(1655만㎾, 원전 15기 용량)였다. 전체 발전 설비의 20%가 가동조차 되지 않았다. 공급예비율은 전력 수요량이 줄어드는 봄가을엔 50% 가까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전력 전문가들은 2기 건설에 약 8조~10조원, 기간은 7~8년 정도가 투입되는 신규 원전이 아닌, 수요자원 거래제도(DR, 소비자가 전기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전력시장 가격으로 보상받는 제도) 등 수요 관리로 피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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