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베트남 노선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박항서 효과’로 해당 노선 수요가 늘어난 데다, 차별화 전략을 꾀하려고 베트남 중소도시까지 적극적으로 취항에 나선 것이다. 항공업계는 “베트남 신규취항지를 계속 검토 중”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28일 항공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이스타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베트남 푸꾸옥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다음달부터 인천~나트랑과 함께 인천~푸꾸옥 노선을 새로 취항하게 되면서 다낭, 하노이에 이어 베트남 4개 도시에 하늘 길을 열게 됐다. 베트남 항공사 비엣젯항공이 지난해 12월부터 인천~푸꾸옥 노선을 주 7회 운항하고 있으나,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푸꾸옥 정기노선을 운항하는 것은 이스타항공이 처음이다. 이스타항공은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첫 정기노선으로 베트남의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나트랑과 푸꾸옥을 신규취항지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베트남 지역 최다 노선을 운영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인천~나트랑을 신규취항하면 베트남 취항도시만 8곳에 이르게 된다. 또한 지난해 6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베트남 현지 객실승무원을 채용하고 베트남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베트남 노선에 특화된 저비용항공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베트남이 볼거리도 많고 체류 비용이 저렴한 관광지로 뜨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수요가 늘어났다”며 “추가 신규취항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12월 대구~다낭 노선에 신규취항하고 무안~다낭 노선을 매일 운항하는 등 지방 출발 노선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국내 LCC가 운항 중이거나 신규 취항한 베트남 노선들
이처럼 저비용항공사들이 너나없이 베트남 노선을 늘리는 데는 베트남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효자 노선’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발표를 보면, 베트남은 일본(20%)에 이어 올해 한국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찾은 나라(12%)로 나타났다. 베트남관광청도 지난해 연말까지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33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의 지난해 베트남 노선 평균 탑승률은 80%~90%에 이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2008년 한국과 베트남 정부가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협정을 맺어 노선의 신규 개설이나 확대 여부를 비교적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점도 저비용항공사들이 베트남 노선 확장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이다.
올해 신규 저비용항공 사업자 탄생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셈법이 더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 1분기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에어필립 등 항공운송사업자 신규 면허를 신청한 항공사 중 신규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낭의 경우 최근 한국국적기만 하루에 20여대가 들어갈 정도로 수요가 많다. 비엣젯 등 베트남 항공사도 운항 횟수를 늘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저비용항공사가 더 추가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저비용항공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별화된 노선을 발굴하는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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