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자회사 수빅조선소와 관련해 필리핀 은행들과 채무조정에 합의했다.
한진중공업이 15일 밝힌 합의안에 따르면, 필리핀 은행들은 한진중공업에 대한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의 주식 일부를 취득하게 된다. 한진중공업과 필리핀 은행들은 이번 합의 내용이 담긴 계획안을 다음달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현지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계획안은 확정된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들과의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국내 채권단에 출자전환을 결의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협상 결과로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실행하게 되면, 자본잠식과 수빅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돼 조기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영도조선소는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2천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며 “인천 율도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영도조선소 부지 등 보유자산과 각종 개발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006년 필리핀 수빅만 경제구역에 건립된 수빅조선소는 2016년 수주절벽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한진중공업이 총 7000여억원을 투자했으나, 수주량 감소 등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달 초 필리핀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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