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의 설비 전경. SK종합화학 제공
에스케이(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중한석화를 통해 하루 17만 배럴 정제능력을 가진 중국 내 정유설비를 간접 보유하게 됐다.
에스케이종합화학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중한석화가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우한 리파이너리)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 11억위안(약 187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작 파트너인 시노펙은 20억4천만위안(약 3468억원) 상당의 자산을 현물 출자하게 된다. 출자 뒤에도 에스케이종합화학과 시노펙 간 지분 비율은 기존 35대 65로 유지된다. 총 인수가액은 토지 자산을 포함해 128억4천만위안(약 2조2069억원)이며, 인수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은 중한석화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중 인수 마무리가 목표다.
중한석화가 인수하기로 한 우한분공사는 중국 우한시 칭샨구에서 1977년 가동 시작한 지역 대표 정유공장이다. 하루 17만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7년과 2018년 각각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정유기업이다. 최근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비 대부분을 교체했다. 2020년까지 고도화 공정인 유동층 접촉분해공정(FCC)를 증설하고 현대화 작업까지 완료하면 한해 110만톤 에틸렌 생산 능력도 갖추게 된다.
에스케이종합화학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중한석화의 원료수급 안정성이 높아지고 정유-화학 통합 운영에 따른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정유-화학 결합 전략 ‘연화일체’와도 맥이 통한다. 중국 정유공장 경영에 참여하는 아시아 최초 기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에스케이종합화학과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는 2013년 설립됐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이 2006년 호북성 당서기와 시노펙 최고경영자(CEO) 등을 직접 만나 중한석화 설립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최 회장의 중국 사업에 대한 열의가 반영된 회사다. 이번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은 에스케이종합화학의 공정 운영 역량을 높이 평가한 시노펙 쪽 제안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나경수 에스케이종합화학 사장은 “중한석화의 경쟁력을 중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중국 내 에스케이종합화학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시노펙과 협력 확대를 통한 추가 성장 기회도 지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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