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한빛 1호기가 265일 동안 정기검사(14차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출력을 시작했다가 하루 만에 수동 정지됐다.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어서고 냉각재 온도가 급상승한 결과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한빛 1호기가 임계(핵분열) 후 정기검사 과정에서 열출력 제한치 5%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해 한수원에 지시해 밤 10시2분에 원자로를 수동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열출력 급상승은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에 발생했다. 원자로 냉각재 온도가 상승하고 증기발생기 수위가 높아져 주급수펌프가 정지 신호를 보냈으며, 10일 오전 10시31분 보조급수펌프가 자동으로 가동됐다. 보조급수펌프는 비상 상황에서 냉각수를 투입하는 기능을 한다.
한빛 1호기는 지난해 8월18일부터 검사를 받고 지난 9일 저녁 7시30분 임계 도달(핵분열 시작)했다. 원래 계획대로면 출력 상승 시험과 같은 ‘임계 후 9개 후속 검사’를 마친 뒤 11일 새벽 5시에 재가동(전력생산) 될 예정이었다. 원안위는 “상세한 원인 분석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재발방지 대책 등을 철저히 검토해 안전운전이 가능한 것이 확인될 때 재가동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원자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소내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이라고도 설명했다.
한빛 1호기는 1986년 8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설계수명 40년짜리 원전이다. 가장 최근 검사에서 원자로 격납건물 벽을 둘러싼 방호 철판(CLP) 부식 부위 108곳, 부식되진 않았지만 두께가 기준보다 얇은 부분 2222곳이 발견됐다. 또 방호 콘크리트벽 안 또는 표면에서 공극(빈공간) 14곳과 길이 57㎝의 목재 이물질이 발견돼 통상(15∼18개월)보다 긴 검사 및 보수를 받았다. 앞서 한빛 2호기도 193일간의 검사를 마치고 지난 1월24일 임계된 뒤 증기발생기 수위 조절에 실패해 자동 정지됐으며, 23일 뒤에야 재가동됐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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