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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원유 길’목 아슬아슬…당장은 국내업계 영향 제한적

등록 2019-06-14 17:50수정 2019-06-14 18:44

한국 원유 73% 호르무즈로 들여와
정부, 사태 장기화 대비 긴급 회의
그래픽_고윤결
그래픽_고윤결
중동 호르무즈해협 오만만에서 잇따라 벌어진 민간 유조선 피습 사건으로 국제 원유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격 상승폭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공급 과잉 상태였던 터라 제한적이었지만, 사태가 급전개되거나 장기화할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80%에 이르는 만큼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피습 사건이 발생한 13일(현지시각) 국제 원유 가격은 한때 4%까지 급등했다 차츰 낮아져 2%대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2% 오른 배럴당 52.28달러에, 브렌트유 8월물은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2.23% 오른 61.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국제 유가 변동은 2∼3주의 유통·정제 기간을 지나 국내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

유조선 피습 사태는 유가 상승 요인이지만, 유가를 끌어내리는 다른 변수들의 영향력이 현재로선 더 큰 상황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으로 국제 원유 시장이 중동 산유국에 좌지우지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를 갖춘 지 오래됐고,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탓에 원유 수요량이 수개월째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각) 오만만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2척 중 하나인 노르웨이 선적 ‘프런트 알타이르’에 소방선이 접근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만/EPA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오만만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2척 중 하나인 노르웨이 선적 ‘프런트 알타이르’에 소방선이 접근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만/EPA 연합뉴스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이 원유 가격을 띄워보려고 몇차례 감산에 합의하고 실제 이행을 해도 좀체 가격이 안 올라가던 상황”이라며 “지정학적 위기가 이만치 부각됐는데도 유가가 급상승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기가 침체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전세계 경제 펀더멘털(기초)에 영향을 주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력이 더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긴박한 상황으로 전개되거나 장기화할 경우다. 지난달 이란은 압박 수위를 높여온 미국에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대부분의 교역을 하는 이란이 봉쇄를 단행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중론이지만, 현실화된다면 국제 원유 시장과 우리 경제에 끼칠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전체 원유의 73%를 들여온다. 봉쇄까지 가지 않아도 보험료 인상 등 각종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산업부와 국내 석유·가스 업계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한석유협회에서 비상시 석유·가스 수급 계획을 논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다”며 “앞으로 사건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안전 확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정부와 민간이 비축하고 있는 물량과 비상시 대응 계획을 몇차례나 점검했다”며 “비축 물량으로 수개월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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