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 부정기 항공편의 운항중단을 통보하면서 에어부산의 보라카이 칼리보 국제공항 운항이 17일부터 중단됐다. 에어부산 전세기를 통해 보라카이 여행상품을 판매한 여행사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필리핀 정부는 이날 에어부산 등 일부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보라카이 환경보호 조처에 따라 전세기 부정기편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대상은 지난해 겨울시즌 보라카이 운항 이력이 없는 항공사로, 국내에선 에어부산이 해당한다. 에어부산은 매주 월·금 부산~칼리보 부정기편을 운항해왔는데, 이번 조처로 이날부터 해당 노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주 필리핀 정부로부터 운항중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오늘(17일) 공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필리핀 정부의 조처로, 일부 여행사와 에어부산의 해당 노선을 이용할 계획이었던 이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여행사들은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하거나 목적지 변경, 취소 등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다른 항공편으로 유도하고, 원만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 이동, 취소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중단 통보 전 보라카이로 떠났다가 에어부산을 이용해 귀국할 예정이었던 고객은 다른 항공편으로 인천에 도착한 뒤 버스를 통해 부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라카이 정기편 노선을 검토 중이던 에어부산의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정기편 노선을 띄워 수요를 확인하고 정기편 여부를 검토하려 했으나 향후 일정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4~10월 환경 정화를 위해 보라카이를 폐쇄한 바 있다. 보라카이섬에 관광객이 몰리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취한 조처로, 보라카이를 재개방한 뒤에도 해변에서 음주·흡연 등은 금지됐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보라카이가 폐쇄됐다 재개방하면서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번 일로 성수기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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