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아마존프라인 공급량 3년 새 13배
국내 IPTV VOD에서도 키츠콘텐츠 41∼46%
유튜브 활용해 거액 마케팅 비용 없이 유통
원소스멀티유즈(OSMU) 수익 창출도 가능
국내 IPTV VOD에서도 키츠콘텐츠 41∼46%
유튜브 활용해 거액 마케팅 비용 없이 유통
원소스멀티유즈(OSMU) 수익 창출도 가능
‘키즈’산업이 각종 용품에서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키즈 콘텐츠 공급·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관련 기업들의 매출 증대와 국외 시장 진출 성과도 눈에 띈다. 키즈산업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신기술과 접목돼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이 5일 발표한 박지혜 서비스산업연구원의 ‘국내 키즈 콘텐츠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 아이에게 부모가 쓰는 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신생아 1명당 유아용품 구매 비용은 2009년 270만원에서 2015년 548만원으로 연평균 12.5%씩 증가했다. 왕족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 ‘골드키즈’(gold kids)나 한 아이를 위해 부모, 조부모, 삼촌, 이모·고모 등 8명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에이트-포켓’(8-pocket) 등 신조어가 쓰인 지도 오래다.
출산율 하락에도 키즈산업은 계속 확대 유지되는 가운데, 특히 최근에는 주요 상품 목록에 ‘콘텐츠’가 추가됐다. 2017년 미국 2~10살 아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여가활동을 조사한 결과, 아이들이 1주일에 동영상 없이 야외에서 놀이하는 데 5.3시간을 썼다면 동영상 시청 시간은 18.6시간에 달했다.
미국 오티티(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은 오리지널 키즈 콘텐츠에 계속 투자 중이다. 디즈니 같은 키즈 콘텐츠에 특화된 플랫폼이 아니지만, 키즈 콘텐츠 공급량은 꾸준히 늘어 아마존 프라임의 키즈 콘텐츠 총 런닝 타임은 2013년 92분에서 2016년 1636분으로 증가했고 넷플릭스는 572분에서 6917분으로 늘었다.
아이피티브이(IPTV· 인터넷텔레비전) 브이오디(VOD·주문형 비디오) 가운데 키즈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가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 케이티(KT)는 41%, 에스케이(SK)브로드밴드 46%, 엘지(LG)유플러스 45%가 키즈 콘텐츠였다. 이 밖에 주니어 네이버, 카카오 키즈에서도 각종 키즈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핑크퐁’ 제작사인 스마트스터디는 2015년 대비 2018년 매출액이 61.5% 증가했다. ‘뽀로로’와 ‘꼬마버스타요’ 등을 제작하는 아이코닉스는 2015~2018년 매출액이 연평균 17.3% 증가했다. ‘캐리의 토이즈’를 만든 캐리 소프트는 2016년 기준으로 2018년 매출액이 40% 증가했다.
보고서는 뽀로로에 이어 차세대 캐릭터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는 점, 특히 성공한 캐릭터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한 예로 2014년 설립된 캐리 언니가 장난감을 소개해주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한 캐리 소프트는 2018년 채널이 5개로 늘었다. 동시에 자회사 구로완구를 통해 장난감과 캐릭터 인형 제작 및 유통을 하고 있고 2017년에는 케이티 올레티브이에 어린이방송 전문채널인 ‘캐리티브이’를 개국했다.
‘패밀리쇼!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공연과 ‘캐리 티브이 러브콘서트’도 전좌석 매진되는 등 엄청난 인기다. 2016년 8월 중국에 진출해 2018년 3월 3대 중국 온라인 플랫폼 구독자는 460만명, 누적 조회 수는 28억회에 이른다. 한국에서의 ‘캐리언니'는 중국에서는 ‘갈리언니'로 완벽하게 현지화되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뽀로로에 이어 국외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핑크퐁의 사례도 눈에 띈다. 핑크퐁은 뽀로로와 달리 국외 진출을 목적으로 기획된 캐릭터는 아니다.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와 같은 앱마켓에 등록하며 자연스럽게 국외로 진출한 경우다. 핑크퐁은 해당 언어권의 유튜브 조회 수와 앱스토어·구글플레이 앱 다운로드 수 등의 기초 데이터를 보고 시장을 선택한 뒤, 해당 국가의 언어·문화 요소를 반영한 콘텐츠를 아이피티브이·오티티, 방송, 매체 등 다양한 로컬 플랫폼에서 공급하고 있다. 한때 미국의 빌보드 차트 32위에 진입했고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6위에 진입했다. 2019년 6월 기준 핑크퐁의 영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90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 11월 유튜브에 게시된 ‘베이비 샤크’(Baby Shark) 영상은 약 21억 조회수를 기록했다. 7개(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타이어) 언어별 채널이 서비스 중이기도 하다.
박 연구원은 “향후 키즈 콘텐츠는 신기술을 접목하여 ‘에듀테인먼트’ 분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 계약하지 않고, 거액의 마케팅 비용 없이 콘텐츠를 전 세계로 유통시킬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키즈 콘텐츠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구상이 필요하다”며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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