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 사장단 및 임원들에게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니클로, 아사히맥주 등 롯데 관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한 가운데 나온 메시지라 주목된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종료된 하반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VCM)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신 회장은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전략으로 ‘공감’을 꼽으며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어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수출규제로 롯데그룹이 49% 지분을 가진 유니클로, 일본기업과 합작한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 등이 소비자의 불매대상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에서 이달 1~18일 아사히맥주 등 일본 맥주 매출은 24.4%(지에스25)~40.1%(씨유)까지 급감했으며,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는 지난 20일 롯데그룹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부족한 부분을 느낀다”며 “추가로 검토해 고객에게 (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일본인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을 깎아내렸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내에서 유니클로 불매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회의는 주요계열사가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다 같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남은 하반기에도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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