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의 청풍호 수상 태양광 발전소. 설비용량은 세계 15위인 3MW다. 연간 약 4천명이 쓸 수 있는 양인 4301MWh 전기를 생산한다. 수상태양광은 유휴부지인 수면을 이용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육상태양광에 견줘 그림자 영향이 적고 모듈의 냉각효과가 있어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게 나오는 장점이 있다. 한화큐셀 제공
육상태양광·건물태양광과 함께 3대 태양광 산업의 한 축을 이루는 수상태양광 시장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5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관련 기업들이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 전환’ 정책 속에서 국내 사업 경험을 다져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큐셀 한국·동남아 사업부 유재열 상무는 22일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주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 세계 저수지 수면의 1%에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면 현재 건설 단가 기준으로 향후 500조원 이상의 세계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국내에서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경험을 쌓는다면 수상태양광은 한국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세계 1위 태양광 셀 생산 기업이다.
세계은행은 올 초 발간한 수상태양광 보고서에서 전 세계 저수지 수면 1%를 쓴다면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설비 용량이 404GW라고 분석했다. 연간 521TWh의 전기를 발전할 수 있는 설비 규모다. 이는 지난해 유럽 전체 전기 사용량(3441TWh)의 15%이자 세계 6위 전기 사용국인 한국의 지난해 연간 전기사용량(565TWh)과 비슷하다. 시장이 커질 것을 내다 본 미국 매사추세츠주, 대만, 인도 등은 수상태양광 건설 또는 전기 판매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상태양광 밑에 있는 치어 때. 수상태양광 발전소의 그늘은 어류의 산란에 도움을 준다. 한화큐셀 제공
한국도 시장이 성숙할 여건은 갖추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농업기반 시설인 저수지(만수면적 10%), 담수호(만수면적 20%), 용배수로(5m이상 배수로의 2%)만 활용해도 약 6GW의 잠재력이 있다. 지난해 4월 네덜란드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소 린지워드 발전소(1.87MW)에 모듈을 납품하는 등 유럽시장에 실적을 쌓고 있는 한화큐셀 등 글로벌 기업도 있다.
그러나 수상태양광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인식이 퍼지며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등 관련 기업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수상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합천호에서 2014년부터 4차례에 걸쳐 환경모니터링을 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노태호 박사는 “수질·수생태에 대한 조사 결과 발전설비의 영향을 받는 수역과 그렇지 않은 수역 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재성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박사도 “태양광 모듈을 구성하는 재료는 산업계에서 평범하게 검증된 자료를 사용한다”며 “수상 태양광 발전소 건설 자재와 유지보수 과정의 환경 안전성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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