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처음 취득한 지 약 석달 만에 지분을 10%까지 늘린 것이다.
델타항공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10.00%(591만7047주)를 보유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지난 10일 한진칼 지분을 9.21% 보유했다고 밝힌 지 2주 만에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10%까지 늘렸다. 이로써 한진칼 지분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가 28.93%,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인 케이씨지아이(KCGI)가 15.98%, 델타항공이 10%를 보유하게 됐다.
델타항공은 지난 6월20일(현지시각) 자사 누리집을 통해 한진칼 지분 4.3% 매입을 발표하면서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 등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등 총수일가와의 신뢰를 언급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케이씨지아이와 경영권 다툼 중인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백기사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델타항공은 이날 공시에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서를 첨부하며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델타항공은 공시와 ‘한진칼 투자 의도’를 묻는 케이씨지아이에 지난 7월 보낸 답변서에서 “장기투자자로서 한진칼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한진칼 등)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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