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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단독] 한수원, 결함 있는 부품 알고도 원전에 설치

등록 2019-10-14 05:01수정 2019-10-14 10:11

우원식, 2006∼2014년 보고서 공개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으로 교체
같은 설비 신고리 1·2, 신월성 1·2기에
전력 수급 불안정을 낳은 원자력발전소의 잦은 가동 중단에는 결함이 있는 부품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이 사실을 알고서도 문제가 있는 부품을 바꾸지 않고 새로 건설하는 원전에 그대로 사용한 사실도 아울러 확인됐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한국 표준형 원전’의 제어봉 제어계통 문제점과 이로 인한 고장 현황, 개선 대책 등을 다룬 2006년부터 2014년까지의 한수원 보고서 6개를 공개했다. 제어봉은 원자로 안에서 핵연료의 핵분열 연쇄반응 정도를 제어하는 설비다. 많이 뽑힐수록 출력이 높아지고 많이 삽입될 수록 출력이 낮아지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원전 가동이 불시에 중단될 수 있다.

공개된 보고서들을 보면, 한수원이 제어봉 제어계통의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찾기 시작한 때는 2006년 1월로 거슬러간다. 외부 전문가 등 26명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납품한 설비가 불시정지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없다고 보고, 제품 교체를 권고했다. 이에 한수원은 2008년 9월 ‘전면 개선 기본계획(안)’을 수립한 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 한빛 3∼6호기, 한울 3∼6호기 설비를 두산중공업 제품으로 교체했다. 보고서에는 1995년~2008년 9월까지 원전 8기에서 256건의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 탓에 원전 정지가 13차례 일어난 사실도 담겨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정작 새로 짓는 울산의 신고리 1·2호기(건설허가 2005년 7월)와 경주의 신월성 1·2호기(건설허가 2007년 6월)에 기존 설비를 그대로 설치했다. 그 결과 2012년 8월에는 신월성 1호기에서, 2012년 10월에는 신고리 1호기에서 제어봉제어계통이 고장을 일으켜 원전이 불시정지했다. 2013년 4월에는 신월성 1호기가 자동정지됐으며, 2016년 1월엔 신월성 2호기가 제어봉 낙하로 원자로 출력이 20% 낮아졌다. 3번의 발전정지 총시간은 720시간 13분(약 30일)으로, 이에 따른 발전손실 금액(원전 정산단가×발전손실량)은 299억6935만원 규모다.

한수원 쪽은 “개선 계획이 확정된 2009년 2월에는 이미 관련 기기 제작과 납품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때”라며 “건설 중 설계를 변경하고 기자재를 재제작하는 데는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력수급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 (신규 설비) 적용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결함을 알고서도 고장난 브레이크(제어봉 제어계통)를 그대로 설치하고 282억원이나 들여 또다시 교체하는 한수원의 무책임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언제 고장 나서 원전이 멈출지 모르는 상황인데 전력수급의 안정성 측면을 위해 개선작업을 미뤘다는 한수원의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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