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캐나다에서 혼인신고한 한국 국적 동성부부가 마일리지를 합산할 수 있도록 ‘가족 등록’을 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필요한 서류만 갖추고 있으면 성별과 무관하게 등록해왔다”고 밝혔다.
12일 대한항공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부부를 가족 마일리지 제도에 등록했다. 가족 마일리지 제도란 배우자·자녀·부모 등 가족으로 등록하면 마일리지를 양도해주거나 합산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대한항공은 국내의 경우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 증명서, 국외의 경우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등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가족 마일리지 합산 제도도 이와 유사하다.
이 사실은 자신들을 ‘2013년 캐나다에서 결혼한 한국인 40대 여성부부’라고 소개한 ‘아콘 커플’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10일 이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글쓴이는 “그동안 적립한 항공사 마일리지를 같이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워서 (대한항공에 가족 등록을 위해) 캐나다에서 받은 혼인증명서와 미국 세무보고 부부합산신고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신분증과 운전면허증을 제출했다”며 “한국은 동성부부 인정을 안 하니 안 될 거라 생각하고 접수했는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가족 등록이 완료됐다는 알림이 왔다. 생각보다 빠르고 쉽게 되어서 아직 어리벙벙하다”고 썼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 시행 시점부터 개인의 성을 구분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각 국가의 관련 법에 근거하여 가족관계를 인정, 가족 등록을 하고 있다”며 관련 서류만 갖추고 있으면 가족 등록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증빙 자료로 사실관계만 확인하고 관련된 데이터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아 동성부부가 몇 명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만 있으면 등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국가의 가족관계 증빙 서류를 내면 부부의 성별과 무관하게 등록이 가능하다”며 “아직 동성부부 가족 등록을 요청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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