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커넥트 2020’ 행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올해 1~3분기 매출에 견줘 연구·개발(R&D)비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매출 4조8060억원을 거둬 연구개발비로는 1조2477억원(25.96%)을 썼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위였던 셀트리온은, 올해 25.63%로 여전히 연구개발비를 많이 썼지만 2위로 내려갔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0월28일 네이버 연례 기술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9’ 행사장에서 네이버의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공개한 4족 보행로봇 ‘미니 치타’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니 치타는 네이버가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미국 메사추세츠공대 김상배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2021년 완공 예정인 경기도 분당의 네이버 제2사옥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적용해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지어지고 있다. 이 건물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로봇 ‘어라운드’는 건물 각 층을 혼자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서류를 전달하거나 음식을 배달하게 된다. 이런 연구개발을 위해 네이버는 2015년 8695억원을 투자했고, 2016년엔 1조96억원으로 연구개발비용이 1조원을 넘었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 집계를 보면, 네이버를 포함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 비용을 공시하는 기업 211곳의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구개발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9870억원(11.3%) 증가한 39조227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65조287억원에서 1254조9629억원으로 10조658억원(0.8%)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79%에서 3.13%로 1년 만에 0.34%포인트 올랐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순위는 네이버와 셀트리온에 이어 넷마블(20.48%), 한미약품(19.04%), 엔씨소프트(18.76%), 카카오(15.45%), 대웅제약(13.27%), 종근당(12.19%), 에스케이(SK)하이닉스(11.60%), 녹십자(10.55%)가 뒤따랐다. 주로 정보기술(IT)·제약 기업들이다.
반면, 연구개발비를 거의 쓰지 않은 기업들은 상사·에너지 업종이 주를 이뤘다. 코오롱글로벌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0.01%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낮았고 팜스코·팜스토리·고려아연·현대엔지니어링(각 0.02%), 에스케이인천석유화학·현대오일뱅크·포스코에너지(각 0.03%), 지에스(GS)리테일·에이치디시(HDC)현대산업개발(각 0.04%) 등은 0.1%에도 못 미쳤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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