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객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극장광고비가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감소하면서 2년 연속 역성장했다. 방송광고와 인쇄광고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성장한 가운데, 모바일 등 디지털 광고비는 15%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겼다.
제일기획은 2019년 한국 총 광고비를 결산한 결과 지난해 국내 총 광고비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1조974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방송·인쇄 광고비는 줄었지만, 모바일과 피시(PC) 등에서 집행하는 디지털 광고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제일기획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비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5조532억원이었다. 2018년 디지털 광고비가 4조원을 넘긴 후 1년 만에 5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전체 광고비 중 디지털 광고의 구성비도 2018년 37.5%에서 지난해 42.4%로 높아졌다. 제일기획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파이브지(5G) 기술 도입으로 단시간에 고품질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동영상 광고가 증가한 것과, 에이아이(AI)·브이아르(VR)·에이아르(AR) 등 고사양 기술이 접목된 광고가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통매체인 방송과 인쇄광고비는 줄었다. 티브이(TV), 라디오 등을 합친 전체 방송 광고비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3조6905억원이었다. 특히 지상파티브이 광고비가 15.3%나 하락(1조1958억원)했는데, 제일기획은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같은 호재가 없었던 상황에서 국내 경기 둔화와 중간 광고 도입 무산 등이 더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인쇄광고 시장에서는 신문 광고비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조3997억원이었고, 잡지 광고비는 매체 폐간 등이 겹치며 전년 대비 8.1% 빠진 2832억원에 그쳤다.
20·30세대를 주 목표층으로 하는 극장광고비는 관객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옥외(OOH·Out Of Home)광고비로 분류되는 극장광고비는 2018년 전년 대비 2.9%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3.2% 떨어진 2143억원으로 집계됐다. 관객 수는 전년 대비 늘었지만, 관객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20·30세대를 목표로 극장 매체에 광고를 집행했던 중소형 광고주가 디지털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씨지브이(CGV)리서치센터의 2013~2017년 씨지브이 관객 분석 결과를 보면, 영화 관람 핵심연령대인 30~34살 관객은 2015년 15.3%에서 2017년 14.1%로 줄었고 50대 관람객은 2013년 5.8%에서 2017년 10%로 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구조 변화와 영화 이외의 여가활동이 다양해진 결과로 이에 대해 씨지브이 관계자는 “장년층의 여가를 잘 활용하려는 경향과 경로우대 할인 등이 늘어나면서 관객 연령층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한편 제일기획은 2020년 광고시장에 대해 전년 대비 5.5% 성장을 예상하며 “올해에는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가 대표적 전통 광고시장인 방송과 인쇄를 합친 시장 규모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