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배송직원 안전조치 강화책을 내놨다. 최근 쿠팡맨이 근무 중 사망한 데 따른 조처다.
쿠팡은 20일 모든 쿠팡맨을 대상으로 원격 건강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 의료 인력이 주기적으로 순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채용을 진행한 안전관리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모든 캠프(배송 중간 집결지)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쿠팡맨이 코로나19 비상상황 기간 동안 자가격리 또는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긴급 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처는 지난 12일 쿠팡 비정규직 배송 노동자인 김아무개(46)씨가 새벽배송을 하던 중 사망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1년 계약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입사 4주차에 접어든 상태였다. 이후 물량에 대한 압박과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과중 등 배송기사들의 근무환경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8일 쿠팡 택배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에 비해 현재 쿠팡 물량이 22%가 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쿠팡 쪽은 배송인력을 직접 고용하기 때문에 배송기사가 운송 회사에 등록된 화물차를 구입한 뒤 해당 운송 회사의 일감을 받는 ‘지입제’ 기반 택배 업계보다 근무시간이 적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맨과 별도로 쿠팡 플렉스를 3배까지 증원해 코로나19로 늘어난 물량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쿠팡 플렉스는 개인 차량으로 쿠팡 택배를 하는 아르바이트 인력이다.
고명주 쿠팡 인사 부문 대표는 “지입제 기반의 화물운송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 발생했다”며 “안전을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전 문제는 쿠팡뿐 아니라 화물운송업계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업계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