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55살 이상 70살 미만인 ‘실버사원’ 38명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고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고 설명했으나, ‘가장 약한 고리’부터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마트는 지난 3월31일부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 실버사원 36명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계약 기간이 남은 2명도 재계약하지 않을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2005년부터 사회 공헌 차원에서 실버사원을 채용해왔으며, 주된 업무는 매장 미화·박스 등 물품 정리였다. 이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왔다. 일부 사원은 “계약서에 따라 70살까지 일할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는 “사드 파동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경영 환경이 나빠졌다. 당초 지난해 12월31일 계약 만료였으나 3개월간 유예기간을 드린 것”이라며 “계약서상 회사 사정에 따라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롯데마트의 조처에 대해 “위법하다고 볼 순 없지만 바람직한 조처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현행 기간제법상 55살 이상인 고령자는 2년을 초과해 일하더라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예외규정에 해당해, 계속 계약을 갱신하며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의 박성우 노무사는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회사의 입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다만 관행적으로 계약을 반복 갱신해왔다면 노동자로선 계약 기간 만료로 일자리가 끝난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위법하다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요즘같이 고령자에게 더 어려운 고용시장에서 계약을 우선 해지했다는 게 바람직하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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