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항공사 ‘코로나19 후폭풍’ 현실화…ABS 신용등급 하향

등록 2020-04-13 20:47수정 2020-04-14 11:00

한신평, 대한항공·아시아나
ABS 신용등급 1단계씩 낮춰
항공여객수 급감 여파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
예상 매출 토대 자금 차입 구조
ABS발 자금 경색 우려 나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미래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오는 수단인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처지에 몰렸다. 코로나19로 항공 여객 수가 급감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항공사 에이비에스발 자금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 10일자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에이비에스 신용등급을 하향했다고 13일 밝혔다. 대한항공 에이비에스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아시아나항공 ABS는 ‘BBB+’에서 ‘BBB’로 낮췄다.

항공운임채권 에이비에스는 항공권 판매로 발생할 미래 매출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자금을 차입하는 구조다. 노선별, 카드사별, 여객·화물별 등으로 기초자산이 나뉜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이 에스피시(SPC·특수목적법인)인 칼제이십일차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2017년 4월 4천억원 규모로 발행한 에이비에스의 기초자산은 만기 5년짜리 장래 삼성카드의 여객운임 매출채권이다. 항공사는 에스피시를 세워 특정 장래매출채권을 양도하고, 에스피시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에이비에스를 발행한다. 안정적인 과거 매출에 기초해, 에이비에스 신용등급은 회사 자체 신용도보다 높은 편이다. 항공사들로선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권 매출이 급감하자 ‘안정적 매출’이라는 전제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신탁원본 회수실적이 심각한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회수실적 저하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회복 시점 및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은 지난해 3월에 견줘 68~84%, 아시아나항공은 42~99% 감소했다.

이에 항공사 에이비에스에 대한 ‘조기지급’ 요구가 발동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대한항공이 갚아야 할 에이비에스 잔액은 1조3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4688억원에 이른다. 회사 자체 신용등급 강등, 적립금 부족, 항공 매출 취소율 등이 조기지급 조건에 해당한다. 이미 2종 수익 가지급 중단에 들어선 에스피시도 있다. 매월 회수실적이 일정 기준 이상을 웃돌면 차액을 신탁회사(주로 은행)가 항공사 쪽에 지급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자 이를 중단했다는 의미다. 두 항공사의 현금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만약 3개월 단위로 보는 1종 수익 조기지급 조건(트리거)이 발동되면, 원리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 항공사가 가져갈 몫이 없어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대한항공은 1조원 넘는 현금이 만기 때까지 수년간 묶이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조기지급과 관련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낙관하기 어렵다. 조병준 한신평 연구위원은 “급격한 회수실적 저하로 일부 에이비에스 원리금 상환재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일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자본을 추가로 납입하는) 추가신탁, 신탁계약 변경 등 보강 조치에 따라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금 확보가 시급해진 항공사들은 자산매각부터 서두르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삼정케이피엠지(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서울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