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모두 1분기(1~3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2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2조4273억원, 영업이익은 –82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대한항공만 놓고 보면 매출은 22.7% 감소한 2조3523억원, 영업이익은 –566억원이었다. 여객사업부문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3월 이후 장거리·단거리 노선이 모두 ‘올 스톱’되다시피 하면서 수송실적이 전년 대비 29.5%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모든 임원의 최대 50% 급여 반납과 운휴 노선 확대에 따른 직원의 휴직 참여, 전사적인 비용절감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임직원이 함께 양보하고 희생해 적자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4.9% 감소한 1조2937억원, 영업이익 -2920억원을 보며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이 21.5% 감소한 1조1295억원이었으며, 29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11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운항편수가 기존 계획의 8% 선에 머문 게 1분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대표이사 이하 전 임원진의 임금반납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까지 무기한 연장하고, 전 직원 대상 15일 이상 무급휴직은 사업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매출 하락 폭도 컸다. 진에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50.4% 감소) 난 1434억원, 영업이익은 –313억원이었고 티웨이항공도 매출이 38.1% 빠지고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어부산도 매출이 46.5% 감소하고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앞서 제주항공도 1분기 매출 41.7% 감소, 영업손실 65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2분기에도 항공업계가 실적 회복을 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4월 기준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 급감하고, 186개국에서 한국발 입국제한 조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더라도 각 국가의 입국제한 조처가 보수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항공사는 일부 노선에 대해 6월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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