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여객기 KE037편에 기내 좌석에 ‘카고 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한 화물이 실려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내 좌석에 화물을 앉혀 나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제공.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운임이 폭등했지만, 올해 4월까지 항공운송 수출은 도리어 5% 가까이 증가했다. 재택근무 확산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며 컴퓨터 수출이 2배 넘게 늘어나면서다.
16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코로나19 이후 최근 수출 물류 동향’을 보면, 1~4월 항공운송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6% 증가한 558억달러(6740억원 상당)였다.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스마트폰) 등 무게가 가볍고 단가가 높은 아이티(IT) 제품 수출이 대부분 항공운송을 통해 이뤄진다.
대표적인 항공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1~4월과 견줘 3.5% 감소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124.1% 증가하며 전체 항공 운송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수출통계상 컴퓨터는 노트북, 데스크탑, 모니터, 프린터, 부품 등을 아우른다. 도원빈 연구원은 “그중에서도 하드디스크(HDD), 고속 보조기억장치(SSD) 등 전산기록매체의 수출 증가가 컴퓨터 수출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항공수출 규모는 지난해 1~4월 16억800만달러에서 올해 들어 4월까지 37억6400만달러로 2.24배 증가했다. 그중 전산기록매체 항공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9억1300만달러에서 올해 4월까지 31억960만달러까지 3.5배나 뛰어 올랐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재택근무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른 컴퓨터 관련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날개를 단 항공운송과 달리 해상운송은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등 주요 품목들의 수출부진으로 인해 13.2% 감소한 11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올해 1~4월 전체 수출은 8.0% 줄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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