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주력산업 위주로 회복세 전망
국내 수출기업들은 3분기 수출 여건이 2분기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를 보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2.1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수가 100을 웃돌면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된 뒤 이뤄진 지난 2분기 경기전망조사에서 지수가 79.0으로 집계된 것과 견주면, 1분기 만에 다시 100을 웃돌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수출 호조세로 볼 수 있는 기준선인 110은 넘지 못하면서 당장은 주력산업 위주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협회가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인 국내 956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전망 설문을 받은 결과, 기업들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더 악화하지만 않는다면 석유제품(147.5), 생활용품(120.4), 선박(116.5), 반도체(116.1) 등을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적·인적 교류 제한으로 발생했던 항공편 운행 축소 및 선박 인도 지연 현상이 3분기부터 서서히 해소되고 유가 및 모바일 수요 회복과 함께 ‘K방역’ 선전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및 비철금속(72.5)은 보호무역주의 심화, 중국 등 신흥국의 공급 과잉 등으로 수출 부진이 깊어질 전망이다. 전기·전자제품(82.6), 기계류(96.5), 자동차 및 부품(97.5)도 설비투자 및 제조업 정상화 지연, 수요 회복 불확실성으로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3분기 주요한 수출의 걸림돌로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12.5%), ‘자금난’(10.1%) 순으로 답했다. 특히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과 ‘자금난’ 응답률이 2분기 대비 각각 9.8%포인트, 4.3%포인트 늘어나며 글로벌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에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강성은 연구원은 “수출경기전망지수가 곧바로 한 분기 만에 100을 넘어 회복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후방 산업간 연계와 글로벌 수요, 주요국 경기 회복에 따라 업종 간 수출 회복세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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