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웹 세미나 방식으로 열린 롯데그룹 VCM에 참석한 모습.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코로나19의 여파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거라 전망하며 “‘70% 경제’가 뉴노멀”이라고 말했다. 이전 경제위기와 상황이 다르다며 사업전략에 대한 재검토도 언급했다.
롯데지주는 14일 ‘뉴노멀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이란 주제로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브이시엠(VCM·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이날 신 회장은 “애프터 코로나가 곧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며 “지난해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러한 ‘70% 경제’가 뉴노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언급한 ‘70% 경제’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4월 말 제시한 ‘90% 경제’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이후 경제활동이 가계 지출 감소, 기업 투자 축소의 영향으로 코로나 이전의 90% 수준에 머무를 거란 분석을 내놨다는데, 신 회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70% 수준일 거라 언급한 것이다. 신 회장은 “뉴노멀이 된 ‘70% 경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며 “업무상의 낭비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이오(CEO)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전략 재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 회장은 “1998년 아이엠에프(IMF), 2008년 리먼 쇼크는 1~2년 잘 견디면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국내 복귀)하고 있다”며 국외 사업 계획 변경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브이시엠은 코로나19 탓에 처음으로 웹 세미나 방식으로 열렸다. 신 회장 등 9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8개 회의실에 소그룹으로 모인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됐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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