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EUV 공정에 3차원 적층 기술 최초 적용

파운드리 글로벌 1위 TSMC보다 앞선 기술

삼성전자가 업계최초로 극자외선(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기술을 적용했다. 3차원 적층 기술 엑스큐브(X-Cube)(오른쪽)는 기존의 평면 설계(왼쪽)보다 데이터 처리속도와 전력 효율이 뛰어나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 3차원 기술인 ‘엑스큐브’(X-Cube) 적용에 성공했다. 엑스큐브는 파운드리 글로벌 1위 업체인 티에스엠시(TSMC)보다 앞선 기술이어서 1위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3일 7나노 극자외선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엑스큐브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엑스큐브는 모든 공정을 마친 웨이퍼(반도체 원판) 상태의 칩을 위로 얇게 얹어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시피유(CPU)나 지피유(GPU) 등 ‘두뇌’ 역할을 하는 연산(로직) 부분과 자주하는 작업을 저장해두는 임시 기억공간(캐시메모리)인 에스램(SRAM)을 하나의 칩에 평면으로 나란히 배치해 설계한다. 그러나 엑스큐브 기술은 시피유와 에스램을 각각 따로 설계하고 생산해 위로 쌓아 올리기 때문에 칩의 전체 면적을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엑스큐브 기술은 기본적으로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은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속도와 소비 전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 기술을 주로 메모리 반도체인 디램(DRAM) 공정에서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업계 최초로 파운드리 극자외선 공정에서도 구현했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 극자외선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티에스엠시가 유일하다. 티에스엠시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5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는 등 초미세 공정에서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7나노 극자외선 공정 기술에서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엑스큐브 기술에 성공하면서 티에스엠시에 한 발 앞서나가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이 앞으로의 파운드리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고객인 팹리스(칩설계) 업체가 엑스큐브 기술을 이용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설계방법론과 설계툴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팹리스 업체는 이미 검증된 삼성전자의 양산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칩설계 오류를 빠르게 확인하면서 칩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채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