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0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외국으로 떠날 수 없어 예년 여름 휴가철보다 붐볐던 국내선 항공 수요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국제선 여객이 지난해와 견줘 97%나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선 여객마저 움츠러든 것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를 보면, 8월 4주차(8월24~30일) 국내 항공사가 운항한 국내선 노선 탑승객(출발 기준)은 43만751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선 항공 여객은 8월 중순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줄기 시작했다. 앞서 2주차(10~16일)에 70만7161명, 3주차(17~23일)에 66만6344명이 각각 이용한 것과 견주면, 4주차에는 여객 수가 35% 넘게 줄어들었다. 국내 코로나19 하루 발생 확진자 수는 8월17일을 기점으로 200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에도 여름 휴가 성수기의 정점인 8월 초중순이 지나서 여객이 줄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지난해 8월 2주차(66만6066명)와 3주차(66만6060명)는 올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조금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4주차에는 이보다 더 많은 67만7343명이나 탑승했기 때문이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8월 초만 하더라도 김포~제주 노선은 탑승률이 90%를 넘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화물 호조’로 흑자전환까지 한 대형항공사(FSC)와 비교하면, 국내선 운항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엘시시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엘시시들은 지난 6월께부터 경쟁적으로 국내선 노선을 확장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기까지 했지만, 국내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자 안팎으로 출구가 막힌 셈이다. 또다른 엘시시 관계자는 “8월 중순 이후 환불이나 수수료 관련 문의가 늘고 취소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확진자 수가 완만히 감소해 9월 말 추석 연휴 때까지는 확산세가 잡히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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