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스위트(옛 퍼스트클래스). 아시아나항공 제공
추석 명절 이후 국내 항공사들이 잇달아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항공사 형편에 따라 전략은 제각각이다. 유람비행, 목적지 없는 비행(flight to nowhere) 등으로 불리는 관광비행은 출발지에서 상공을 돈 뒤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비행상품이다. 지난 9월24일 아시아나항공이 ‘하늘 위의 호텔’ A380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자 20분 만에 비즈니스 스위트(옛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석이 ‘완판’될 만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대형화·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앞선 A380 관광비행의 흥행 사례처럼 승객들이 흔히 타지 못하는 대형 기종을 앞세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상품의 반응이 좋아서 추석 이후에 추가로 (관광비행 상품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특히 쉽게 타지 못하던 A380의 비즈니스 스위트 등을 저렴하게 탈 수 있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24~25일 이틀간 인천에서 출발해 2시간가량 상공을 돈 뒤 다시 인천에 내리는 코스로 기획한 상품의 가격은 비즈니스 스위트석이 30만5천원, 비즈니스석 25만5천원, 이코노미석 20만5천원으로 책정됐다. 이코노미석보다 10만원만 더 주면 1등석을 타볼 수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대형 기종을 활용한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18일 부산에서 출발한 에어부산의 ‘도착지 없는 비행’에서 부산여대 항공운항과 학생들이 구명복 착용 안내 실습을 하고 있다. 박수지 기자
저비용항공사들의 전략은 다르다. 대표적으로는 항공 관련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체험비행을 들 수 있다. 에어부산이 지난 9월10일부터 항공운항과 대학생들의 기내실습을 진행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엔 제주항공도 대학생들을 항공기에 태웠다. 티웨이항공도 이달 21일 배재대 항공운항과 학생들을 시작으로 체험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더 다양하게 나올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10월30일 ‘항공의 날’을 맞아 ‘항덕특집 비행’을 기획하고 있다. 항공기와 비행에 관심이 많은 ‘항덕’(항공 팬)들이 주요 타겟층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기종(A321 네오 LR)을 궁금해하는 항덕들도 많아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도 “승객들이 다른 감동할 만한 부분이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며 “여러 콘텐츠를 준비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