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3대1 무상균등감자를 추진한다. 다급한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지만, 대주주의 책임을 묻는 차등감자 방식이 아니라서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아시아나항공은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3대1 무상균등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수는 기존 2억2323만5294주에서 7441만1764주로 줄어들고, 자본금은 감자 전 1조1천억원에서 3720억원으로 감소한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공시 후 보도자료를 내어 “기존 주주의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쉽지 않고, 채권은행(산업은행) 지원만으로는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감자 결정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연내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금융계약 및 신용등급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56.3%로, 연말까지 50%를 넘으면 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아시아나항공 감자 결정 공시. 전자공시 갈무리
통상 채권단 관리 아래 기업이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로 차등감자가 이뤄진다. 원칙대로라면 금호산업과 동일인인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에 균등감자를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쪽은 “대주주 지분은 매각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제공됐고, 2019년 4월 매각결정 이후 대주주가 회사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은 점, 거래종결을 앞둔 인수합병(M&A)이 코로나19로 무산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자 결정을 두고 향후 주주총회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산은 쪽에 균등감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기도 했는데, 일반 주주들까지 같이 희생해 대주주를 도와주는 감자 방식에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수지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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