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올해 국외에서만 라면 1조원 남짓 팔 것으로 보인다. ‘불닭’을 내세운 삼양도 올해 두자릿수 국외 판매성장률이 예상된다. 신라면과 짜파구리 등 자체 상품 인기에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영향으로 라면류 해외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올해 연말까지 지난해에 견줘 약 24% 증가한 9억9천만달러(약 1조1천억원) 규모의 해외매출(수출+해외법인 매출)이 예상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초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한국라면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났고,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간편식 수요와 맞물려 라면소비가 급증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해외시장은 미국이다. 농심은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을 약 3억2600만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와 견줘 약 28% 성장한 수치로, 미국은 중국법인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농심 쪽은 “2017년 세계 최대 유통사 월마트 전점 입점을 시작으로 코스트코, 크로거 등 메인 유통사를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매출이 각각 47%,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에서도 주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구축한 결과, 지난해와 견줘 시장이 30% 증가할 전망이다.
품목으로 보자면, 1등공신은 단연 ‘신라면’이다. 농심은 전체 매출 중 신라면만 약 3억9천만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그간 간식으로 여겨왔던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평가 받으면서 신라면, 신라면블랙 등의 대표 제품이 주가를 올렸다.
‘불닭볶음면’이 주력 제품인 삼양식품도 올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전체 매출 3304억원 중 1862억원(56.3%)이 수출에서 나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수치 언급은 어렵지만 지난해와 견줘 수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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