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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안락한데 폭발적 성능’ 제네시스 GV70 타보니

등록 2020-12-17 11:00수정 2020-12-18 09:54

‘한국의 마칸’ 고급 디자인과 ‘제로백 5.1초’ 주행 능력도 수준급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제공

“핸들을 잡으십시오.”

15일 양양고속도로 위에서 제네시스 지브이세븐티(GV70)와 미묘한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핸들에서 손을 떼자 잠시 뒤 계기판 노란 경고표시로 ‘옐로카드’와 함께 경고 문구를 띄운 것이다. 테스트 운전이었던 만큼, 핸들에 직접 손이 닿지 않게 손바닥을 크게 말아 핸들을 감싸안은 듯한 상태였다. 그러면서도 GV70은 차가 좌우 차선을 넘으려할 때마다 저절로 핸들을 꿈틀거려 방향을 잡아나갔다. 5초쯤 지났을까. 그래도 핸들에 손을 대지 않자 이번엔 경고음과 함께 더 센 ‘빨간카드’를 꺼냈다. 그 와중에도 GV70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Ⅱ 시스템을 이용해 안정감 높게 스스로 차선 정중앙을 유지했다. 1980년대 안방을 강타한 미국드라마 <전격제트(Z)작전>의 인공지능차량 ‘키트’ 수준은 아니어도, 폭이 아주 크지 않은 굽은 도로라면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에서도 스스로 충분히 차량을 제어했다. 운전이 서툴거나, 부주의·졸음 운전 상황에서 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 했다.

GV70은 현대차가 새로 내놓은 도심형 럭셔리 중형 스포츠실용차(SUV)다. 시장 공략을 위해 첨단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영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승 현장에서는 애초 화제가 됐던 ‘디자인’ 보다 ‘사용자 안전과 편의성’에 눈길이 갔다. 현대차의 고속도로 주행보조시스템은 이미 전 세대 차량들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마쳤지만, 최근엔 좌우측 ‘깜박이’(방향지시등)를 켜는 것만으로 차 스스로 안전하게 차선을 바꾸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시혁 제네시스 글로벌상품전동화추진실장(상무)은 최근 미디어설명회에서 “GV70부터는 방향지시등을 켜면, 뒤에서 접근하는 차를 기다렸다가 차선을 바꾸는 등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잦은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에서 속도를 조절해주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NSCC) 기능을 비롯해, 전방 주시 경고·충돌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제한 보조 등 주행보조(ADAS)도 갖췄다.

도로에서 차는 날렵하고 가벼웠다. 이날 서울지역 기온이 최대 영하 11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경기도 가평으로 가는 산길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중형 스포츠실용차이지만, 한 등급 위인 GV80에 들어가는 엔진이 실렸다. 출발선에 선 정상급 단거리 선수처럼, 멈췄다가 치고 나갈 때 가속 능력도 뛰어났다. 현대차 쪽은 “엔진토크와 휠 스핀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출발가속을 극대화하는 ‘런치 컨트롤’을 기본 적용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이 5.1초”라고 설명하고 있다. 운전석에서 느끼는 진동은 스포츠실용차 특유의 거친 느낌을 받지 못할 만큼 안정적이었다. 같은 스포츠실용차라면 험로에 유리한 랜드로버 류의 차량보다, 도심에서 안락한 렉서스 쪽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도 낮은 음량으로 음악을 즐길 만큼 정숙성도 괜찮았다.

디자인 역시 꽤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독일차 ‘포르쉐 마칸’을 연상시킬 만큼 디자인이 잘 빠졌다고 해 차량 마니아들에게 ‘한국의 마칸’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정면에는 좌우 두줄짜리 램프(쿼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 제네시스 라인을 상징하고 있다. 형님격인 GV80보다 그릴 크기를 줄여 중후함을 양보하고 세련미를 높였다. 차체가 다른 스포츠실용차보다 낮은 편인데다, 후면부로 가면서 차량 높이를 완만하게 낮아지도록 해 ‘쿠페스타일’로 멋을 냈다. 차량 앞에서 뒤로 이어지는 라인을 ‘포물선’으로 그려 역동성을 강조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라는 게 첫 인상이지만, 내부 공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휠베이스가 2875㎜로 메르세데스-벤츠 GLC 등 주요 경쟁 모델보다 크다. 2열 좌석에는 성인 2명과 아이 1명 정도가 앉기 적당해 보인다. 2열 좌석을 접으면 뒷트렁크 공간까지 포함해 키 1m80 성인이 발을 뻗고 누울 수준이라고 한다. 실내는 나무 소재를 쓰지 않고, 가죽으로 멋을 냈다. 14.5인치짜리 넓직한 와이드 스크린에는 내비게이션과 메뉴 조정, 어라운드 뷰 등 3개 화면을 동시에 열수 있었다. 다이얼식 변속기 뿐 아니라 크루즈기능 등 세부기능 조절에도 다이얼 방식을 적용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음성만으로 창문·선루프·열선 등을 열수 있고, 차 안에서 지문을 인식하면 주유비 등이 결제되는 ‘카페이’ 기능도 갖췄다. GV80에는 없던 기능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제네시스 쪽은 지난 16일 GV70 가운데 가장 사양이 낮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의 기본 사양값이 4880만원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가 경쟁차종으로 겨냥한 벤츠 GLC(6750만원·220d 4매틱), BMW X3(2.0 모델·6340만원) 등의 가장 저렴한 모델과 비교하면, 할인이 없을 때 최대 2천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하지만 상시사륜구동(AWD·300만원) 등 인기높은 4가지 옵션을 추가했을 때 값이 5840만원까지 뛴다. 트림을 고급형인 가솔린 3.5터보(5830만원)로 올리고, 풀옵션을 넣으면 7천만원 중반대가 된다. GV70 만듦새만 따져보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해 보인다. 다만 소비자들이 고급차 시장에서 국외 브랜드들과 견준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에 1차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의 얼굴격인 쿼드램프는 ‘비상하는 날개’를 상징한다. 제네시스의 야심작이 제대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새 차는 이달 중 사전접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고객들에게 차량 인도가 시작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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