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리비안 오토모티브’로부터 10만대 주문한 전기차. 아마존 누리집 갈무리
국내 택배·유통업계가 경유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등 친환경 물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택배·유통업계 쪽 말을 들어보면, 지난 11월 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업계 최초로 경기도 군포와 울산 등에 1톤 전기화물차 4대를 투입하면서 ‘전기차 배송’ 시대를 열었다. 2030년까지 3만여대 운송차량을 모두 전기화물차로 교체하는 게 목표다.
씨제이(CJ)대한통운 전기화물차. 씨제이대한통운 제공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저탄소 물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콜드체인 전기화물차 3대를 10월5일부터 배송에 정식 투입했다. 현재 6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를 연내 20대로 늘리고 21년에 100대, 22년에 2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콜드체인 전기화물차는 차량과 냉동탑이 모두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터라 배출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한진도 지난 10일부터 3개월 동안 제주도에서 전기·하이브리드 택배 차량을 시범운행한 뒤, 결과를 분석해 내년 9월 이후부터 전기화물차를 순차 투입한다.
업계 선두업체들이 모두 전기화물차를 도입하면서 ‘전기차 배송’이 새 기준으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급속충전으로 한 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되고, 한 번에 18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루 100km 주행 시 경유 대비 연간 170만원의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다만 주행거리에 맞게 적절히 충전소를 배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콜드체인 전기화물차.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씨제이대한통운은 향후 전기화물차가 도입되는 사업장 위주로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일반 사용자도 쓸 수 있도록 관련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보다도 이제 친환경 물류 전환은 그 과정에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고 투자·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쓱(SSG)닷컴이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시범운영 중인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화물차. 쓱닷컴 제공
유통업계에서는 지난달 26일 쓱(SSG)닷컴이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화물차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쓱닷컴 쪽은 전기화물차를 이용할 경우 기존 경유를 쓰는 화물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56.2%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내년 말께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10톤 수소화물차를 물류센터 간 운송에 시범운행한다.
세계적인 공룡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좀 더 공격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기후 서약’을 선언하면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에 전기차 10만대를 주문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8월엔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전기차 1800대를 구매해 차량을 유럽 지역 배송에 활용 중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