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도세 감면 발표직후
미분양 계약자들 민원 빗발
미분양 계약자들 민원 빗발
미분양 해소를 위한 양도소득세 감면 조처가 나오자 기존 계약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올 연말까지 신축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의 양도세는 감면되지만 최근에 미분양 주택을 구입한 계약자들은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따른 것이다. 건설사마다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지만 업체들로서도 뾰족한 해답을 찾을 수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의 양도세 감면 조처 발표 직후인 13일 건설업체들은 똑같이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고도 계약 시차 때문에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기존 계약자들의 민원이 밀려들어 몸살을 앓았다. 이달 초 용인시의 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한 정아무개(40)씨는 “불과 며칠 차이로 세금 전액이 왔다갔다 하는 게 말이 되느냐, 현재 미분양 상태인 주택을 최근에 구입한 계약자들도 함께 구제해줘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고객들은 계약 날짜를 12일 이후로 변경해 줄 것을 건설사 쪽에 요구하기도 했다.
건설업체 담당자들은 계약 날짜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종전 계약을 해지하고 날짜를 바꿔 새로 계약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세금 감면 혜택은 최초 분양 계약자에게 주어지는 것이어서, 설사 날짜를 변경해 같은 아파트를 다시 계약해도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만일 다른 동·호수를 계약한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경우 종전 계약 해지분 주택은 감면 대상에서 제외돼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로서는 이런 ‘동·호수 바꿔치기’ 요구에도 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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