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주요 재건축 아파트 고점, 저점, 현재 가격 비교
대치은마 등 2천만~5천만원 떨어진 매물등장
“실물경기 악화로 반등세 못이어…더 떨어질 것”
“실물경기 악화로 반등세 못이어…더 떨어질 것”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다시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큰폭으로 떨어지던 강남의 집값이 올들어 급반등했다가 최근 다시 뒤집힌 데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때문으로 풀이하며, 당분간 이런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를 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선 최근 2천만~5천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다시 등장했다.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연초 급매물 소화로 지난해 말 저점에 견줘 2억~3억원 정도 급상승한 바 있다. 강남 재건축의 집값 흐름은 강남권 전체와 경기 분당 등지로 이어져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9㎡(36평형)는 12억8천만~12억9천만원에 호가(부르는 값)가 형성돼 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 조처로 호가 기준 최고 13억1천만원까지 올라갔던 2월에 견줘 2천만~3천만원 가량 내린 수준이다. 정점을 이룬 2006년말에는 16억5천만원까지 올라 거래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9억1천만~10억5천만원 수준이었다. 이 지역의 112㎡(34평형)도 2월 중 최고 11억2천만원에 거래되다가 최근 3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 지역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허용, 제2롯데월드 건설 허용 등의 개발 호재와 분양값 상한제 폐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 예고 등 규제 완화 현실화로 강남 집값이 급반등했다가 실물 경기 악화로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조처도 실물 경기 침체의 골을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34평형)도 내림세로 돌아섰고, 개포 주공1단지의 아파트도 최근 거래가 끊기면서 호가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최고 9억원까지 오른 수준에서 거래됐던 50㎡(15평형)가 지금은 8억5천만원으로 5천만원 하락했다. 43㎡(13평형)는 최근 7억원에 팔리기도 했으나 현재 6억6천만~6억8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밖에 개포동 우성8차 아파트 단지에선 101㎡(31평형)짜리가 7억5천만원에 급매물로 나와있으나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가장 비쌀 때인 2006년 말 9억5천만원을 호가한 바 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강남지역에선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되면서 하락세가 확연하다”며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다 실물 경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강남권 집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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