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한화 등 “미분양보단 깎아서라도 팔아야”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새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우미건설은 이달 19일 경기 의왕시 내손동 포일지구 프라자빌라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우미린’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를 3년 전 관리처분(조합원에 대한 주택 배정) 당시 보다 3.3㎡당 최고 50만원 가량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이 아파트 109㎡의 경우 2006년 관리처분 당시 3.3㎡당 1430만원, 168㎡는 1460만원에 일반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이번에 각각 1380만원으로 낮췄다.
이 회사는 김포 한강새도시에서 17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우미린 분양가도 3.3㎡당 1041만원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런 분양가는 지난해 공급했던 우남퍼스트빌(3.3㎡당 1067만원)보다 평균 27만원 낮아진 가격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올 들어 인천 청라나 송도의 분양 아파트가 인기를 끈 것은 앞서 분양한 비상한제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3.3㎡당 200만원 이상 쌌기 때문”이라며 “미분양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수익을 낮춰서라도 빨리 털어버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지난 달 초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에 분양한 ‘한화꿈에그린’의 분양가를 내려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 아파트는 같은 지구 안에 한달 앞서 공급된 ‘한라비발디’보다 분양가가 3.3㎡당 20만원 낮았다.
금호건설은 이달 19일 청약을 받는 경북 구미시 남통동 ‘금호산 어울림’을 3.3㎡당 평균 480만원대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500만~600만원대였던 것과 견줘 최고 100만원 이상 낮춘 가격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미분양에 혼쭐이 난 건설사의 가격 인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경기회복 전망이 불확실한 탓에 수요자들도 분양값을 최우선적으로 따져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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