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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누수·결로…은평뉴타운 ‘몸살’

등록 2009-07-21 08:25수정 2009-07-22 00:06

입주 1년만에 피해 잇따라 ‘물과의 전쟁’
보수공사도 늑장·겉핥기식…주민들 분통
지난 17일 오후,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1단지 742동. 1층 출입구 자동문이 열리자 보이는 ‘공용게시판’ 아래 대리석 바닥이 습기가 차올라 축축했다. 승강기 맞은편 복도 창문 아래는 창틀에서 떨어진 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731동 지하 1층의 승강기 출입구 앞바닥도 물이 흥건히 고여 있었다. 모두 ‘이슬 맺힘’(결로) 현상 때문이다.

건물 모양이 ‘ㅁ자’형인 629동 한 층의 복도 연결 모서리에서도 두 달째 물이 새 공사가 진행중이다. 729동 주민 김희수씨는 최근 에스에이치공사(옛 서울시도시개발공사) 누리집에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한 달째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은평뉴타운이 7월로 입주 1년을 넘겼다. 은평뉴타운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야심차게 추진했던 ‘뉴타운 개발사업’의 첫 작품이다. 모두 세 지구 가운데 제1지구(14개 단지, 101개동, 4514가구)의 주민 입주가 끝난 상태다.

은평뉴타운은 북한산 자락이 전체 아파트 단지를 감싸고 있어 ‘친환경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꼼꼼히 살피면 사정이 달라진다. 일부 단지의 입주민들은 새는 물, 고여 있는 물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산의 일부를 잘라내고 자리잡은 탓에 지하수 누수가 일어나고, 산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은 따뜻한 건물 안 공기와 만나 결로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입주한 주민 이호중(26)씨는 “지난겨울 집 현관문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현관 안쪽으로 물이 뚝뚝 떨어졌다”며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으로는 누수·결로가 심하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11단지 주택공동대책위원회 윤홍철 위원장은 “건물을 지을 때 단열을 충분히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대응이 늦다는 점도 주민 불만을 키우고 있다. 742동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 복도는 결로 현상을 막으려고 석고보드를 덧대었으나, 이마저 일부 떨어져나가 너덜너덜한 상태다. 한 주민은 “지난여름에 이어 올해도 마룻바닥에서 물이 배어나온다”며 “시공사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서가 요구한 안전 관련 사항도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은평소방서는 지난 1월 은평뉴타운 사업을 총괄한 에스에이치공사와, 시공사인 ㅎ사 등 2개 건설업체에 “전체 14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진입로가 좁아 화재진압용 특수소방차량(고가굴절사다리차)이 들어가기 어렵고, 신속한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이 곤란하다”며, 도로 폭을 편도 3.5m 이상으로 넓혀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진입로가 넓혀진 곳은 한 군데뿐이다. 은평소방서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에는 반드시 고가굴절사다리차가 있어야 한다”며 “당장 불이 나면 어쩌겠다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스에이치공사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로는 주택법 규정을 어기지 않았으며, 아파트 건물은 모두 에너지 등급 2등급을 받아 단열이 철저한데 일부 시공이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로 현상의 경우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시공사인 ㅎ사에 하자 보수를 요청했지만 신속하게 조처가 이뤄지지 않아 시공사를 제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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