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최고가 경신한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매매가
규제완화·유동성 맞물려 급등…3.3㎡당 평균 매맷값 3421만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4채 가운데 1채꼴로 현재 호가(부르는 값)가 지난 2006년 말 최고 시세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 재건축 단지 8만4385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인 2만860가구의 호가가 재건축 매맷값이 가장 높았던 2006년 말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4개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맷값은 3421만원으로 전 고점(3640만원)의 94%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는 중개업소가 시세로 제공한 호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어서, 국토해양부에서 집계한 실거래가 결과와는 다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구는 전체 1만323가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41%(2518가구)가 전 고점으로 여겨지는 2006년 말 시세를 웃돌았다. 또 서초구는 재건축 단지의 31%, 송파구는 19%, 강동구는 2.5%가 각각 전 고점을 회복했다.
개별 아파트 가운데는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와 압구정동 한양 7차 등이 전 고점과 비교해 1억원 안팎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는 각각 강남 개포지구의 지구단위계획 공고 공람과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 등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주공1단지를 비롯해 반포동 일대 중층 재건축 단지 일부가 전 고점 수준으로 올랐다. 송파구는 가락 시영2차 일부 주택형과 강동구 고덕 주공3·4단지 일부 주택형의 호가가 최고 시세를 돌파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 묶여있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와 올 상반기에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이 단기 급등한 뒤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용적률 상향, 조합원 지위양도 허용 등 재건축 호재가 많다는 게 변수”라며 “경기회복이 계속된다면 아직 2006년 말 시세를 밑도는 재건축 가격도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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