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4곳에 대한 사전예약이 지난달 29일 모두 마무리됐다.
서울 강남 세곡, 서초 우면, 하남 미사, 고양 원흥 등 그린벨트 지역에 첫선을 보인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고 입지여건이 좋아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청약저축 장기가입자와 특별공급 대상자에게 치중된 까다로운 자격요건과 복잡한 공급방식 때문에 3년 전 판교신도시만큼 '청약열풍'은 없었다.
◇ 복잡한 공급방식, 청약률도 저조 =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에게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취지에 따라 청약 대상과 자격, 일정을 촘촘하게 세분화했다.
기관추천, 3자녀, 신혼부부, 노부모, 생애최초 등 특별ㆍ우선공급의 종류만 6개에 달하고, 청약저축 일반공급까지 합하면 총 7개에 이른다.
청약자격이 세분화되면서 장기 무주택자들에게 당첨 기회가 넓어졌지만 복잡한 요건 때문에 자신의 청약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청약자격이 까다롭다 보니 우려했던 '청약 열풍'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기관추천과 3자녀 특별공급은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잇따라 미달이 발생해 체면을 구겼다.
'반값 아파트'로 공급된 강남권도 일반공급 1순위 첫날 자격조건을 5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 가운데 청약저축 1천200만원 이상 납입자로 제한하면서 청약률이 2~3대 1에 불과했다. 사전예약을 받는 도중에 강남권 2곳이 포함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공급 계획이 발표됐고, 위례신도시에도 2천~3천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내년 4월께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대기수요가 분산됐다는 지적도 있다. ◇ 강남, 중형 선호...생애최초 '인기' = 보금자리주택도 강남권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민을 위한 주거정책'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3자녀 우선공급 등에서 모두 첫날 마감됐고, 일반 1순위에서도 청약저축 1천200만원 이상 납입자를 대상으로 한 첫날에 모두 모집가구 수를 채웠다. 반면 하남 미사와 고양 원흥은 당해 지역에서 미달이 나거나 겨우 마감을 시킨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하남 미사(3.3㎡당 970만원)와 강남 2곳(3.3㎡당 1천150만원)의 분양가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주변 집값 대비 시세차익은 하남(30%)보다 강남(50%)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59㎡, 74㎡에 비해 84㎡짜리 중형이 가장 먼저 마감되거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선호도가 높았다. 이런 현상은 가구원 수가 많은 3자녀 특별공급, 노부모 우선 공급 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근로자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평균 6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특히 일반공급과 함께 유일한 추첨제로 공급돼 청약저축 가입기간이 짧은 젊은층에게도 보금자리주택의 입주 기회가 열리게 됐다. ◇ 공급제도 개선 필요...위례ㆍ2차 준비해야 =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분양가가 저렴해 주변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이번 시범지구 사전예약 기간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은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와 보금자리주택 효과로 집값이 줄곧 약보합세를 보였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민간 분양 아파트나 기존 주택 대신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고자 내집마련을 미루는 대기수요가 늘고 있다"며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도 건설회사들이 분양가를 인상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잡한 청약 자격과 공급 방식은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단 3자녀 특별공급 물량의 지역별 배정비율을 조정하고,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대상자 선정 인원을 늘리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복잡한 특별, 우선공급 제도를 지금보다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강남권의 청약집중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는다. 강남권 당첨자들은 전매제한 10년, 거주기간 5년의 제약에도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해 청약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과도한 이익을 공공이 회수하지 않고 개인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범지구 사전예약이 끝남에 따라 청약 대기자들은 이제 후속 물량을 눈여겨봐야 한다. 내년 4월에는 위례신도시에서 2천~3천 가구 가량의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고, 지난 19일 발표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도 이르면 내년 4~5월 사전예약에 들어간다. 정부는 현재 지역우선 공급 비율을 서울은 줄이고 경기도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위례신도시와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서울지역 물량의 일부는 경기 지역 주민에게 배정될 전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보금자리주택은 2012년까지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내집마련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아직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 자격요건을 갖춰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서울=연합뉴스)
'반값 아파트'로 공급된 강남권도 일반공급 1순위 첫날 자격조건을 5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 가운데 청약저축 1천200만원 이상 납입자로 제한하면서 청약률이 2~3대 1에 불과했다. 사전예약을 받는 도중에 강남권 2곳이 포함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공급 계획이 발표됐고, 위례신도시에도 2천~3천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내년 4월께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대기수요가 분산됐다는 지적도 있다. ◇ 강남, 중형 선호...생애최초 '인기' = 보금자리주택도 강남권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민을 위한 주거정책'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서울 강남과 서초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3자녀 우선공급 등에서 모두 첫날 마감됐고, 일반 1순위에서도 청약저축 1천200만원 이상 납입자를 대상으로 한 첫날에 모두 모집가구 수를 채웠다. 반면 하남 미사와 고양 원흥은 당해 지역에서 미달이 나거나 겨우 마감을 시킨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하남 미사(3.3㎡당 970만원)와 강남 2곳(3.3㎡당 1천150만원)의 분양가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주변 집값 대비 시세차익은 하남(30%)보다 강남(50%)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59㎡, 74㎡에 비해 84㎡짜리 중형이 가장 먼저 마감되거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선호도가 높았다. 이런 현상은 가구원 수가 많은 3자녀 특별공급, 노부모 우선 공급 등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근로자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평균 6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특히 일반공급과 함께 유일한 추첨제로 공급돼 청약저축 가입기간이 짧은 젊은층에게도 보금자리주택의 입주 기회가 열리게 됐다. ◇ 공급제도 개선 필요...위례ㆍ2차 준비해야 =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분양가가 저렴해 주변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이번 시범지구 사전예약 기간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은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와 보금자리주택 효과로 집값이 줄곧 약보합세를 보였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민간 분양 아파트나 기존 주택 대신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고자 내집마련을 미루는 대기수요가 늘고 있다"며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도 건설회사들이 분양가를 인상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잡한 청약 자격과 공급 방식은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단 3자녀 특별공급 물량의 지역별 배정비율을 조정하고,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대상자 선정 인원을 늘리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아가 복잡한 특별, 우선공급 제도를 지금보다 단순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강남권의 청약집중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는다. 강남권 당첨자들은 전매제한 10년, 거주기간 5년의 제약에도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해 청약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과도한 이익을 공공이 회수하지 않고 개인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범지구 사전예약이 끝남에 따라 청약 대기자들은 이제 후속 물량을 눈여겨봐야 한다. 내년 4월에는 위례신도시에서 2천~3천 가구 가량의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고, 지난 19일 발표한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도 이르면 내년 4~5월 사전예약에 들어간다. 정부는 현재 지역우선 공급 비율을 서울은 줄이고 경기도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 위례신도시와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서울지역 물량의 일부는 경기 지역 주민에게 배정될 전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보금자리주택은 2012년까지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내집마련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아직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 자격요건을 갖춰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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