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경기 수원 권선지구 ‘아이파크시티’ 본보기집에서 수요자들이 단지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4순위 청약에만 2000여명이 몰려 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통장 필요없고 재당첨 제한없어
최근 신규 아파트 4순위 청약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4순위 청약은 건설업체가 1~3순위 청약에서 미달된 물량을 일괄신청받은 뒤 추첨분양하는 방식으로, 신청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도 받지 않는다.
지난달 31일부터 새해 2일까지 4순위 접수한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시티 2차’ 아파트 청약에는 이례적으로 2175건의 청약 접수가 몰렸다. 2024가구가 공급된 이 아파트는 1~3순위 청약까지 36%가 미달됐으나 4순위 청약이 인기를 끌면서 최종 청약률은 2.4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인천 영종하늘도시 ‘현대 힐스테이트’도 순위 내 청약보다 4순위 청약에서 인기를 모았다. 3순위까지 전체 공급물량의 14%가 미달됐으나 4순위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은 2.3 대 1로 뛰었다. 같은 영종하늘도시 ‘우미린’도 3순위까지 미달된 1104가구가 4순위에서 2745명을 불러 모아 청약 경쟁률이 2.48 대 1로 마감됐다. 그 밖에도 지난해 10월 분양한 한강새도시 ‘쌍용예가’도 3순위까지 32%의 청약률에 그쳤지만 4순위에 7000여명이 몰리는 등 수도권 유망 단지에서 4순위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업계에서는 이런 4순위 청약의 인기몰이는 아파트를 계약하더라도 청약통장을 살리는 한편 재당첨 제한도 받지 않으려는 수요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이후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하는 경우에도 1순위 청약 자격만큼은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오는 2월11일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종료 시점을 앞두고 연초부터 분양물량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당분간 4순위 청약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를 분양받겠다면, 경쟁률이 높아 당첨이 어려워질 수 있는 4순위보다는 그 이전에 3순위로 청약해도 나쁘지 않다. 3순위 역시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재당첨 금지 조항의 경우 2011년 3월31일까지는 민영주택 청약 때 적용받지 않는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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