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후 15년 이상 경과 아파트의 누적 분포
[한겨레 리모델링 특집] 리모델링 활성화 해법
지구단위구역 안 노후주택 용적률 상충된 법 적용
수직증축 안전성 두고도 국토부-건설업계 ‘입씨름’
지구단위구역 안 노후주택 용적률 상충된 법 적용
수직증축 안전성 두고도 국토부-건설업계 ‘입씨름’
최근 개포지구 재건축 계획안 발표와 은마아파트 안전진단 통과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재료가 쏟아졌지만 재건축 아파트값은 되레 떨어지는 등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의 경우 사업에 착수한다고 해도 정작 주민들 간 이해다툼 조정,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막대한 공사비가 들어 주민들의 추가 분담금이 만만치 않은 것도 위험 요인이다. 더욱이 재건축 아파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규제완화에 따른 가치 상승분이 반영돼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재건축이 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반해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재활용해 건설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고 자원을 절약하면서 짓는 녹색 건축이라는 게 특징이다. 주민들의 재입주율도 재건축은 통상 30% 이하인데 반해 리모델링은 80% 이상으로 훨씬 높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부동산투기 같은 부작용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례로 보면, 투입비용 대비 완공 뒤 시세로 따져본 리모델링의 경제성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올 7월 완공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평화아파트 현장.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이 신설되고 1층은 아파트를 짓지 않고 비운 필로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을 좀더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쌍용건설 제공
그러나 건설업계는 지하 3층, 지상 3층까지의 증축은 기술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건축구조기술사회 등의 분석과 건설업계의 시공 기술을 종합해 볼 때 지금도 2~3개층 정도 높이는 어렵지 않게 수직으로 증축할 수 있다”며 “필로티를 조건으로 수직증측을 1개층으로 제한할 게 아니라 안전점검 뒤 골조상태에 맞게 증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구수를 늘리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수직증축을 허용할 경우 설계가 더 원활해져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수직증축 허용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핵심 지렛대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수직증축 허용으로 리모델링의 대량 시공이 가능해지면 공사비가 낮아져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에게 득이 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세금과 금융 지원도 손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취득세의 경우 실제 들어간 공사비에 대해서 세금이 부과되고 있으나, 감면이 필요하다는 게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민들의 바람이다. 또 공사비에 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입주자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도 필요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기획실장은 “2015년이 되면 15년 이상 노후한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521만가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구조안전 문제로 불가피하게 재건축해야 할 아파트는 극소수”라며 “리모델링은 자원을 재활용하는 노후 아파트 단지의 적극적 재생수단이자 동시에 사회·경제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에 기여하는 제2의 건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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