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보증 사고가구수 및 금액 현황
건설사 부도로 ‘사고사업장’ 속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을 애초 계획대로 짓지 못하는 사고사업장이 늘고 있다.
대한주택보증은 올들어 6월 말까지 건설사의 부도 등으로 아파트 등을 제대로 짓지 못해 사고사업장으로 처리한 것은 모두 5337가구(1조6692억원)에 이른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34가구(1조5958억원)에 견줘 가구수는 조금 줄었지만 금액으로는 증가했다. 2008년(2242가구), 2007년(3911가구)의 같은 시기에 비하면 가구수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사고사업장은 서울·경기도(4704가구)등 분양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대부분 발생한 게 특징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보증 사고 가구수와 금액은 급증세다. 2007년 사고사업장은 7084가구(1조3584억원)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2만1783가구(3조3727가구), 2009년 1만5911가구(4조4194억원)로 급격히 늘었다. 특히 건설사 퇴출, 부도 등으로 수도권에서 사고사업장이 많이 발생해 분양 보증 금액은 해마다 큰폭으로 늘고 있다.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아파트를 집중 공급해온 중견 건설사들이 요즘 어려운 실정이어서 올해 사고사업장도 지난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보증은 분양 피해를 막기 위해 건설사로 부터 분양수수료를 받고 아파트, 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의 분양 보증을 해주고, 건설사가 아파트 등을 짓다 부도 등으로 사업을 할수 없거나 공사가 상당히 늦어지면 사고 사업장으로 지정한다. 사고사업장은 청약자들이 계약·중도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그동안 낸 금액을 돌려주거나 자체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해 분양 피해가 없도록 조처한다. 하지만 사고사업장의 경우 새로운 시공사 선정 등에 시간이 걸려 길게는 6개월 정도 입주가 지연된다.
한편, 주택보증이 건설사 부도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한테 올해 되돌려준 돈은 6월 말 현재 6000억원을 넘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총 환급액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환금액이 9446억원이었다. 환급액이 급증하면 주택보증은 재정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