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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보금자리 당첨 기쁨도 잠시…“살까, 말까” 골머리

등록 2010-08-24 20:33

보금자리 당첨 기쁨도 잠시…“살까, 말까” 골머리
보금자리 당첨 기쁨도 잠시…“살까, 말까” 골머리
주변시세와 집값 비슷한데
전매제한·실거주에 발묶여
포기땐 2년동안 청약 못해
“불이익 심해” 불만 표출도
정아무개(38·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씨는 요즘 매일 인터넷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접속해 아파트 시세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 일과다. 그는 지난해 10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인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 전용 74㎡짜리 아파트를 3억220만원(3.3㎡당 970만원)에 사전예약했다. 정씨가 사전예약할 때 주변 아파트시세는 3.3㎡당 평균 1050만~1100만원으로 보금자리가 훨씬 저렴했다. 하지만 이후 집값이 하락하면서 지금은 주변 아파트 가격이 보금자리와 비슷해졌다. 내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던 그는 내년 상반기로 다가온 본청약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중이다. 청약을 하자니 당장의 경제적 손실이 눈에 보이고, 포기하자니 당분간 청약통장 사용 제한 같은 여러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한때 이명박 정부 주택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부러움을 샀던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시범지구 사전예약 때는 보금자리 분양값이 주변보다 15% 이상 저렴했으나 지금은 인근의 민간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아진 곳도 많아진 탓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차례로 본청약에 들어가는 보금자리 시범지구 가운데 서울 강남권(강남 세곡·서초 우면)을 제외한 경기 고양 원흥, 하남 미사지구는 청약 포기자가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조사 결과를 보면, 보금자리 시범지구 사전예약 때인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고양지역(-3.50%)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값이 크게 떨어졌고, 하남(-0.83%)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흥지구 인근인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3.3㎡당 평균 가격은 사전예약 때는 909만원이었으나 지금은 879만원으로 하락해 원흥지구 추정 분양가(800만~850만원)와 비슷해졌다. 행신동은 1004만원에서 950만원으로 떨어졌다. 행신동 샘터주공2단지 전용 60㎡(27평형)는 시세가 1억9000만~2억원(3.3㎡당 703만~740만원)에 불과해 보금자리보다 값이 싸다.


보금자리 시범지구와 인근의 평균 가격 비교
보금자리 시범지구와 인근의 평균 가격 비교
하남 미사지구 인근인 덕풍·신장동의 3.3㎡당 평균 가격은 1030만~1070만원으로 아직은 보금자리 추정분양가(930만~970만원)보다 조금 높다. 하지만 덕풍동의 금강케이시시 전용 85㎡(32평형)는 3억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어 이미 3.3㎡당 평균 900만원대로 떨어졌고, 보금자리보다 싼 매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주변 집값이 하락하자 수도권 보금자리 사전예약 당첨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본청약 신청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본청약을 포기할 경우 청약저축 통장을 보금자리주택에 2년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처럼 보금자리주택의 가격 이점이 사라진 상황에서는 ‘족쇄’라는 얘기다. 고양 원흥지구 당첨자 박 아무개씨(42)는 “사전예약은 예비 청약에 불과한데도 본청약을 포기한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보금자리주택에 무주택 수요자들이 몰린 것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값이 많이 저렴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그렇지 않다면 굳이 장기간 전매제한(7~10년)과 실거주 의무기간(5년)을 감수하면서 입주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태도다. 집값 등락은 예측 불가능하고 다시 오를 수도 있는 만큼, 보금자리 주택에 대한 투기 방지를 위해 마련해 놓은 원칙과 기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토지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수도권 2·3차 보금자리지구의 경우 실제 분양가를 좀더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칫하면 지구계획 변경에 따른 사업 지연과 함께 녹지가 줄어드는 등 주거의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쾌적하고 살기 좋은 보금자리주택 건설 취지를 살리면서도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아보고 있다 ”고 말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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