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부그줄 새도시 건설 현장에서 상하수도를 비롯해 전화, 케이블, 가스관 등이 함께 지나가는 지하터널인 공동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등 부그줄에 분당 3배 ‘행정수도’ 건설중
알제리 최초의 신도시…국토균형발전 국가적사업
알제리 최초의 신도시…국토균형발전 국가적사업
‘호수와 물이 어우러진 새도시’
국내에서 흔히 듣는 이런 도시가 지중해변 북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 부그줄(Boughzoul)에 조성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택 시공능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힘을 모아 한국형 새도시를 수출하고 있는 현장이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남쪽 사하라 사막 쪽으로 250㎞ 떨어진 부그줄새도시 현장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알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3시간 남짓 이동하는 동안 산악도로 곳곳에서 경찰의 검문이 이어지고, 산속에 자리잡은 군 초소 등을 수없이 마주해야 했다. 알제리는 내전의 후유증으로 아직도 테러가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현지 헌병(경찰)의 호위까지 받아가며 도착한 부그줄은 사막의 초입으로 호수를 끼고 있지만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공사장 곳곳에 굴삭기가 보이고 오수관을 묻고 도로를 닦는 등 기반시설 공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소장인 대우건설 이칠영 상무는 “알제리 전통 주거 문화와는 다른 아파트 중심의 새도시를 건설하는 것이어서 가끔 정부 관계자들과 의견 차이가 있지만 이들을 설득해가며 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 15%인 이곳에선 한국인 80여명과 알제리인 등 모두 1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굴삭기 등 투입된 장비만 310여대에 이른다.
알제리 최초의 새도시이자, 한국형 새도시 국외수출 1호인 부그줄 새도시 면적은 모두 6000만㎡(1815만평)로 분당의 3배 규모다. 이 가운데 2150만㎡의 1단계 공사의 설계, 시공 등 모든 과정을 대우건설(지분 50%), 삼환기업(30%), 우림건설(20%)이 공동으로 책임지고 있다. 총 공사비는 5억8790만달러로, 주택 8만가구가 건설돼 2025년까지 인구 35만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조감도를 보면, 저층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보던 낯익은 새도시 모습 그대로다.
행정수도 이전 예정지이기도 한 부그줄새도시는 알제리 정부가 북부 지중해안을 따라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고 국토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사막을 개발하기 위한 전초기지다. 이 때문에 알제리 정부의 관심도 각별해 이 나라 국토개발부 장관이 2주일에 한번 정도 들러 공사 진행 상황을 보고 간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아흐메디 펜니(Ahmed Fenni) 부그줄새도시 개발청장은 “부그줄새도시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국가적 사업”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부그줄/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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