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스리랑카 공사현장
유럽·중동·동남아 ‘허브’로
유럽·중동·동남아 ‘허브’로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가 해상 물류 허브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하는 대규모 항만이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으로 건설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 앞바다의 ‘콜롬보 항만 확장공사’(사진)는 스리랑카 정부가 2008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자금을 끌어와 낙후된 콜롬보항을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기반시설 공사다. 항만이 완공되면 콜롬보항의 화물처리 능력은 지금의 연간 400만티이유(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부산항과 맞먹는 1100만티이유 규모로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1단계 공사금액은 총 3억8987만달러로, 2012년 4월 완공이 목표다.
현대건설은 더 큰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물 깊이를 늘리고자 1960만㎥ 규모의 바다 밑 흙을 퍼내고, 선박의 안전한 접안을 위해 5.1㎞ 길이의 주방파제와 1.1㎞의 보조방파제를 짓고 있다. 주방파제는 단일 방파제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지금은 절반이 약간 넘는 총 3.4㎞ 구간을 마무리했다. 2004년 스리랑카를 강타한 쓰나미를 감안해, 200년 빈도의 쓰나미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방파제 건설은 악조건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8월까지는 인도양의 계절풍인 몬순이 불기 때문에 방파제 공사 현장 바다 위에서 흙을 쏟아붓는 준설선을 띄우기 어렵다. 현장소장 김형 상무는 “지난 21일에도 너울성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 끝이 붕괴했을 정도로 공사 여건이 좋지 않지만 하루 평균 10m씩 전진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콜롬보항은 유럽·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바닷길 한가운데이면서 거대 시장인 인도의 들머리에 위치해 허브 무역항으로 커나갈 빼어난 입지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건설사들은 콜롬보항만 새 컨테이너 부두 건설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부두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이후 발주될 10억달러 규모의 2, 3단계 컨테이너 부두 등 후속공사를 따내 중국의 독식을 막겠다는 각오다.
콜롬보/글·사진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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