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속 조직 슬림화
1급 80명중 절반 ‘물갈이’
1급 80명중 절반 ‘물갈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엘에이치는 본사와 지역본부 내근 직원 1500명가량을 현장 사업단에 배치하고 1급의 절반을 줄이는 등 조직·인사 개편을 했다고 10일 밝혔다. 창사 이래 첫 40대 여성 부서장(처장)도 나왔다.
엘에이치는 우선 본사의 4개 처·실을 없애고 지역본부는 152개 내근 부서를 94개로 줄이는 대신 일선 현장의 개발사업단은 37개에서 62개로 늘렸다. 이를 통해 내근 직원 1480명을 현장에 내보내는 등 사업단에 엘에이치의 전체 인력 57%인 3750명을 전진 배치했다. 각 사업단은 보상에서 개발, 공사, 건설, 판매, 관리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일괄해 처리한다. 또 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여 실패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경영 책임을 지는 프로젝트별 사업실명제를 시행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하위직이 상위직 업무를 수행하는 보직 승진을 단행해 1급(본부 처·실장과 지역·사업본부장) 80명 가운데 절반을 물러나게 하거나 하위 직급으로 전보했다. 또 양성 평등과 소수 직종을 배려해 주택디자인처장에 조경직인 김선미(49) 부장을 발탁했다. 공기업에서 공채 출신 여성 처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처장은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없어지는 작은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에이치는 이어 서민 주거복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재생 및 도시개발 사업과 임대주택 공급·운영 등을 담당하는 주거복지이사직을 신설하고 현장의 주거복지사업단을 2개에서 20개로 크게 늘렸다. 주거복지사업단은 임대료 수납, 예비 입주자 모집 등은 물론 주택·입주자·시설 관리, 하자 보수 등을 모두 현장에서 처리한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