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호매실 공공임대 임대료와 주변 시세
74㎡형 보증금 7600만원에 월 임대료 39만원
주변보다 3000만원 비싸…‘임대료 장사’ 비판
주변보다 3000만원 비싸…‘임대료 장사’ 비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수원시 보금자리지구에 짓는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고가 임대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세난에 허덕이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저렴한 값에 공급돼야 할 보금자리 공공임대가 제구실을 못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토지주택공사는 경기 수원호매실 보금자리주택지구 B-6, B-7블록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2347가구를 공급한다고 18일 밝혔다.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이번 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74㎡형 580가구, 84㎡형 1767가구로 이뤄진다. 3~4인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데다, 입주 시기도 올해 12월로 빨라 서민들에게는 ‘단비’ 같은 임대주택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임대료 수준이다. 토지주택공사가 책정한 임대료는 74㎡형이 보증금 7600만원에 월임대료 39만원, 84㎡형이 보증금 8500만원에 월임대료 43만원으로 주변 시세를 웃돌고 있다.
현재 호매실지구 인근 호매실동 엘지삼익아파트 전용 84㎡형의 전셋값은 1억1000만~1억4000만원 정도다. 인근 신미주 전용 71㎡형의 전셋값은 1억원에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호매실 공공임대 84㎡형은 월임대료 전액을 보증금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세금이 1억4950만원, 74㎡형은 전세금이 1억3450만원에 이른다. 이는 공공임대의 월임대료를 보증금으로 돌릴 때 연 8%의 전환이율을 적용하는 데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호매실 공공임대 계약자가 보증금 21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하는 경우에는 월임대료 14만원이 차감되는 식이다.
이처럼 토지주택공사 공공임대의 임대료가 높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까지는 10년 공공임대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80~90% 선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토지주택공사 호매실사업단 관계자는 “감정평가사에게 의뢰한 결과 호매실지구 84㎡형 새 아파트 전셋값은 1억5000만원 정도로 평가됐다”며 “이를 근거로 임대료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가 감정평가에 따른 전셋값을 그대로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에 반영한 것은 결과적으로 주변 시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임대료를 최대한 올린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는 공사가 대단지인 호매실지구 공공임대의 투자비를 조기에 회수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금곡동 일대 311만㎡ 터에 조성되는 수원호매실지구는 참여정부 당시인 2004년 공공택지로 지정됐으나 2009년 10월 보금자리지구로 바뀌었다. 모두 1만9600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며, 오는 7월 국민임대 첫 입주를 앞두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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