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외국인 순매수 현황과 코스피 지수
4월만 3조원 순매수…사흘 빼곤 매일 사들여
신흥국 비중 복구…“한국 주식 더 늘릴 가능성”
신흥국 비중 복구…“한국 주식 더 늘릴 가능성”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의 기세에 거침이 없다. 4월 들어서는 20일까지 3조원어치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의 이런 행보가 계속 이어져 주가 오름세를 끌고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억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다. 4월 들어서는 지난 7일과 8일, 15일 사흘을 빼고는 날마다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올 1월 7700억원어치를 사들인 뒤 2월엔 86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가 3월 들어 다시 1조27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4월에는 매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통신>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4월 들어 17일까지 한국에서 20억3600만달러, 대만 16억2800만달러, 인도 8억6500만달러, 인도네시아 2억400만달러, 타이 66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필리핀에서만 지난달에 이어 1억700만달러를 팔아치웠을 뿐이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3월에 매수세로 돌아선 뒤 4월에 그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외국인의 이런 흐름은 금융시장 불안이 누그러지면서 위험 자산인 신흥국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 자산 선호에 따른 신흥국 주식 비중 복구 과정으로, 대만과 중국에 이어 한국 투자 펀드로 자금 유입이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도 순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수 속도가 문제일 뿐 주식을 사들이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은 지난 17일 27.9%로, 200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과 반대로 기관은 이달 들어 3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펀드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면서 환매에 대비한 현금이 필요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 대해 이수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세 차례 상승기를 보면 초반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도한 반면 기관은 환매 압력으로 매도를 지속하지만 후반에는 다시 유입되는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기관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최근 기관의 매도세를 대세 상승의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들이 주로 사들인 업종은 전기전자(3389억원), 철강금속(2741억원), 운수장비(2370억원), 건설(1990억원) 등이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로, 경기 회복 때 경쟁력을 갖춘 업종들로 꼽힌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동향에 따라 움직이는 외국인 매수가 단기적으로는 매우 유동적”이라면서도 “하지만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서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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