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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성폭행 유죄 빌 코스비 석방…법원 “검찰 기소, 절차적 위법”

등록 2021-07-01 07:35수정 2021-07-02 02:33

법원 “검찰-변호인, 코스비 불기소 합의 있었다”
피해 여성 수십명이 성폭행 폭로…2년만에 석방
2018년 코스비 유죄 판결은 미투운동의 한 이정표
성폭행 혐의로 수감됐다가 30일 석방된 미국 유명 배우 빌 코스비가 이날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로 수감됐다가 30일 석방된 미국 유명 배우 빌 코스비가 이날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로 수감됐던 미국의 유명 배우 빌 코스비가 “검찰 기소의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2년 만에 석방됐다. 코스비의 유죄 판결은 2018년 미투운동의 한 이정표였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30일 코스비를 기소했던 검찰이 “절차적 위법”을 저질렀다며 그의 석방을 허가했다. 법원은 절차적 위법 근거로 ‘변호인들이 코스비를 기소하지 않는다고 검찰과 합의했다’는 점을 언급했으나, 법원 스스로 이런 평결이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코스비는 이날 필라델피아 인근의 한 주립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2018년 코스비는 전 농구선수 안드레아 콘스탠드에게 마약을 주입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3~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콘스탠드는 청소년이었던 2002년 처음으로 코스비를 만났다. 콘스탠드는 코스비를 멘토라고 생각했으나, 2004년 코스비의 집에서 처음으로 성추행을 당했다. 콘스탠드는 2005년 이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시 검찰이 범죄혐의 구성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콘스탠드는 2006년 코스비를 성추행과 모욕 혐의로 고소한 뒤 비밀합의를 하고 화해했다. 검찰은 당시 콘스탠드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코스비의 증언을 유도하기 위해 그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이 당시 약속을 무시하고 나중에 그를 기소한 점이 대법원에 의해 “절차적 위법”으로 간주된 것이다.

이에 앞서 2014~2015년 수십명의 여성들이 코스비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미국 사회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주 검찰은 수사에 미온적이었으나, 2018년 미투운동과 함께 분위기가 반전됐다. 다만 검찰은 이들 중 대부분은 공소시효 문제 등으로 기소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콘스탠드 사건를 재개해 코스비의 유죄를 이끌어냈다. 수많은 피해 증언에도 불구하고 코스비는 오직 콘스탠드 사건만으로 재판을 받았으나, 대중문화계 거물에 대한 유죄 평결은 미투운동 국면에서 ‘기념비적 순간’으로 평가된 바 있다.

코스비는 출소 뒤 집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변호인한테 기댄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가락 브이’를 만들어 보이며 웃었다. 대변인 앤드류 와이엇은 “이 뜨거운 날에 우리에게 화끈한 평결”이라며 “코스비는 언제나 자신의 인기와 이름을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데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매일 주시받는 남자가 어떻게 여성을 성폭행하고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느냐?”며 “특히 그는 흑인”이라고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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