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이 쓰는 모자 키파를 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기념관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만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부터 이틀 간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시작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이스라엘 <채널 12>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만약 그게 최후의 수단이라면, 그렇다”고 답했다.
이란은 핵무기 보유 의도를 부인하면서도 우라늄 농축률을 높이며 갈수록 무기급 우라늄에 근접한 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부통령일 때인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맺은 이란 핵협정을 되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올해 3월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타협에 이르지 못했다. 자국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 지정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이란의 요구를 미국이 거부한 게 협상 결렬의 이유였다. 미국 고위 관리는 미국과 이란은 2주 전에도 간접적인 접촉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을 떠나기 전 녹화한 이번 인터뷰에서 ‘협상에 계속 장애가 되더라도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 지정에서 해제할 의사가 없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가 14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양국이 함께 저지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매우 중요한 이번 선언은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특히 이스라엘의 안정을 위협하는 이란의 행동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위대한 국가”라고 부르는 등 최상의 표현을 써가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지만 이번이 10번째 이스라엘 방문이다. 그는 현지 공항에 도착해 한 연설에서 “이스라엘인들과 미국인들의 유대는 뼛속 깊다”며 “시오니스트(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운동의 지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유대인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나서는 “난 집에 왔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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