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중국의 대형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중싱(ZTE)이 만든 새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결정을 곧 내릴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액시오스>는 제시카 로즌워슬 연방통신위 위원장이 다른 3명의 위원들에게 지난주에 두 중국 업체의 신규 제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의결을 하자고 제안하는 문서를 전달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중국 영상 감시 장비 업체 3곳도 판매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로즌워슬 위원장은 이 문서에서 “연방통신위는 우리 국경 안에서 신뢰할 수 없는 통신장비의 사용을 불허함으로써 우리의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등의 통신장비가 중국 쪽의 은밀한 정보 탈취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존 우려를 재확인하면서 더 강력한 판매 금지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판매 금지 조처는 다음달 중순 안에 이뤄질 표결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금지는 지금까지 허가받은 품목들이 아니라 신규 제품이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통신위는 그동안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화웨이와 중싱 등 5개 중국 업체들을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업체들로 지정했다. 같은 해 6월에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사용 허가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는 다른 중국 업체들과 러시아 업체 한 곳도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업체 명단에 올렸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는 통신장비 구매에 연방정부 보조금을 쓰는 경우에만 이 업체들 제품을 사지 못하도록 했다. 또 화웨이와 중싱 장비를 사용하는 미국 업체들에게는 보조금을 줘가며 다른 제품으로의 교체를 추진해왔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화웨이와 중싱의 새 제품 전면 판매 중단 결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연방통신위가 마침내 우리의 통신망과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처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쪽이 소유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도 미국인들의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틱톡은 미국 정부와 이 문제의 해소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통신장비 등에 대한 미국의 경계감은 전날 발표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확인된다. 중국을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한 새 국가안보전략은 “우리는 미국인들의 민감한 정보 착취, 상업적 스파이웨어와 감시 기술을 비롯한 불법적 기술 사용에 대응할 것이며, 디지털 권위주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보안 우려에 대한 분명한 근거도 없이 중국 업체들을 탄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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