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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빛 바랜’ 미국민 영웅 팻 틸먼

등록 2006-03-05 20:28

‘아프간 전사’ 미식축구 선수…오인사격 등 범죄행위 조사
2001년 9·11 테러 이후,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군에 자원입대했던 프로 미식축구 선수 팻 틸먼. 그는 2004년 4월 아프가니스탄에서 ‘격렬한 교전’중 전사해 다시 한번 미국민의 영웅이 됐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4일(현지시각) 팻 틸먼의 사인에 대한 범죄행위 조사를 착수키로 함으로써 미국판 영웅스토리는 빛을 바래고 있다.

틸먼은 미식축구팀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인기있는 라인백이었다. 그가 2002년 미군에 입대하기 직전, 팀으로부터 제의받은 연봉은 360만달러였다. 그는 이 계약을 뿌리치고 미 특수부대에 자원입대했다. 몇달 전 일어난 9·11 테러가 결정적 동기였다. 군대 연봉은 1만8천달러. 그의 입대에 보수진영은 ‘미국 애국주의의 전형’이란 찬사를 보냈다.

미국 대선이 한창이던 2004년 4월 아프가니스탄에 근무중이던 그의 전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한번 미국민의 가슴을 울렸다. 미 국방부는 “틸먼이 아프간 반군과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했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카디널스는 그의 등번호 ‘40번’을 영원히 그대로 남겨두겠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후버댐 부근에 새로 건설되는 다리엔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몇주 뒤 그의 사망이 아군끼리의 오인사격에 의한 것이란 사실이 공개됐다. 국방부는 이에 아랑곳없이 그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공적엔 “적군과 교전중 숨졌다”라고 거짓으로 썼다. 더구나 미군 지휘부가 틸먼의 사망 며칠 후 정확한 경위를 파악했으면서도 몇주간 이걸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틸먼 부모는 국방부에 정식 수사를 요청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번에 국방부가 범죄조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하자, 그의 부모는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대테러전 상징으로 보수진영의 추앙을 받는 틸먼이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에 비판적이었다는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틸먼은 이라크전을 맹비난했던 진보적 석학 노엄 촘스키 교수(MIT대)를 좋아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오면 촘스키를 직접 만날 예정이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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